“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출20:8)는 계명은 안식일이 하나님께 바쳐진 거룩한 안식의 날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지금은 우리 기독교의 안식일이 유대교의 안식일을 대체했다. 이날은 ‘주의 날’로 불린다. 이날의 주인이신 그리스도께서 그렇게 명명하셨다(계1:10).
주님은 이날에 무덤에서 다시 살아나셨고, 제자들에게 자주 나타나심으로써 안식일을 ‘주의 날’로 바꾸셨다. 아타나시우스(295-373년경)의 설명이다. 어거스틴도 그리스도께서 한 주의 첫째 날에 부활하셨기 때문에 주일을 기독교의 안식일로 삼아 그분의 부활을 기념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날은 고대로부터 ‘빛의 날’이라고 불렸다. 이날에 의의 태양이신 주님이 빛을 비추지 않으시면 한 주간의 남은 날들은 모두 어둠에 휩싸일 것이다. 옛 사람들은 이날을 ‘날들의 여왕’이라고 일컬었다. 제롬은 다른 모든 엄숙한 절기보다 이날을 더 좋아했다. 초기 교회는 주일을 높이 존중했다. 주일은 경건한 믿음의 휘장과 같았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일을 지켜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이스라엘이 바벨론 포로에서 해방된 기쁨은 애굽에서 구원받은 기억을 능가하고도 남을 만큼 컸다(렘16:14). 마찬가지로,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런 구원 사역을 이루시고 부활하신 역사와 우리가 사탄의 포로된 상태에서 구원받은 은혜는 매우 크다.
창조 사역은 위대하지만, 구원 사역은 그보다 더 위대하다. 우리를 창조하는 것보다 우리를 구원하는 것이 더 큰 희생을 요구했다. 전자의 경우는 단지 말씀으로 이루어졌지만(시148:5), 후자의 경우는 피 흘림이 필요했다(히9:22). 창조 사역은 하나님의 손가락으로 이루어졌지만(시8:3), 구원 사역은 그분의 팔로 이루어졌다(사40:11). 하나님은 창조 사역에서는 우리에게 우리 자신을 허락하셨지만, 구원 사역에서는 자기 자신을 허락하셨다. 따라서 우리의 구원을 상기시키는 주일을 지극히 공경하는 마음으로 지키는 것이 마땅하다. 이 복된 날이 다가오면 정결한 마음으로 그날을 거룩하게 지켜야 한다.
주일에는 모든 직업 활동을 중단하고 안식해야 한다. 주일에 하나님을 예배할 때는 세상일을 모두 뒤로해야 한다. 주일에는 세상의 모든 즐거움을 중단하고 오로지 하나님과만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불가피한 일이나 구제하는 일은 주일에 행해도 괜찮지만(하나님은 제사가 아니라 긍휼을 원하신다), 그 밖의 다른 문제로는 세상과 타협해서는 안 된다.
주일이 다가오면 감사의 마음을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면 하나님이 우리의 손에 하늘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축복을 허락하실 것이다. 이날은 우리의 ‘영적 추수의 날’이다. 성령의 바람이 우리의 감정의 돛에 불어와 하늘을 향해 더 멀리 항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주일이 다가오면 아침에 말씀을 잘 받아들이기 위해 영혼을 단장하고 가꿔야 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율법이 반포되기 전에 옷을 깨끗하게 빨아 입어야 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는 우리의 마음을 기도와 회개로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 함께 모일 때는 하나님 앞에 앉아 있는 것처럼 진지한 태도를 취하고, 그분의 거룩한 말씀을 기쁘게 받아들여야 한다. 마음을 산란하게 만들어 신앙의 의무를 방해하는 것들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주일이 거듭될수록 계속 더 나아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주님은 대가를 지불하신 곳에서 열매를 찾으신다. 하나님의 새로운 기름 부음을 갈망해야 하고, 우리의 영적 신장이 조금씩 자라야 한다. 불 속에 살면서도 몸이 더 뜨거워지지 않는 불도롱뇽과 같아서는 곤란하다. 신자는 주일에 하나님과의 교통을 갈망해야 하고,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그분의 사랑을 더욱 분명하게 깨닫고 성령 충만을 받으려고 힘써야 한다. 우리는 모세처럼 주일을 지켜야 한다. 그는 하나님을 보기 위해 산 위로 올라갔다.
주일 하루를 모두 하나님께 바쳐야 한다. 율법은 다른 날에는 하루에 한 번의 희생 제사를, 안식일에는 두 번의 희생 제사를 명령했다. 주일은 하루 종일 하나님과 함께 보내야 한다. 교회에서만 신앙생활을 하고, 집에서는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히 여기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성경책을 예배당에 두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
주일 전부를 하나님께 드려 갑절로 그분을 예배해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이 그날에 우리를 갑절로 축복하시기 때문이다. 만나는 다른 날과 달리 안식일 전날에 두 배로 내렸다. 이처럼 주일에는 영적 축복의 만나가 다른 날과 달리 두 배로 내린다.
주일에는 하나님의 임재를 만끽하며 즐거워해야 한다. “아브라함은 나의 때 볼 것을 즐거워하다가 보고 기뻐하였느니라”(요8:56). 우리도 주일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기뻐해야 한다. 프랑스의 개신교 신자들은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는 이유로 교회를 ‘낙원’이라 일컬었다. 유대인들은 안식일을 ‘날들의 희망’으로 불렀다. “인식을 일컬어 즐거운 날이라, 여호와의 성일을 존귀한 날이라 하여”(사58:13)
우리도 주일을 가장 좋은 날, 곧 축복의 왕관을 쓴 ‘날들의 여왕’으로 간주해야 한다. “이날은 여호와께서 정하신 것이라 이날에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리로다”(시118:24). 하나님은 이날을 특별히 거룩하게 하셨다. 우리는 이날을 우리 ‘영혼을 위한 장날’로 생각해야 한다. 이날에 우리는 하나님과 거룩한 교제와 교통을 나눌 수 있다. 이 안식의 날은 영원한 안식의 시작이다. 이날에 하나님은 베데스다 연못의 물을 움직이사 상한 심령을 새롭게 하신다. 유대인들은 안식일에는 베옷을 벗고 애곡을 중단했다.
느혜미야는 “너희가 어찌 이 악을 행하여 안식일을 범하느냐”(느13:17)고 했다. 어떻게 감히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그분의 주권을 침해할 수 있단 말인가?
토마스 왓슨, 「천국을 침노하라」, pp 8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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