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교도, 하나님 중심의 생활 / 박영호
청교도란 결코 그리스도인들의 어떤 특정한 집단이나 교파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청교도주의는 참회적 영역을 넘어서는 확고한 영적 신념들을 소유하였던 설교자들과 순수한 평신도들의 하나님 중심의 신앙생활을 가리킨다. ‘윌리암 에임스’(William Ames)는 청교도 운동의 위대한 지도자였다. 그는 청교도주의를 하나님께 의존하며 사는 하나님 중심의 성경적 생활의 실천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리고 그 정의를 하면서 간결하게 청교도주의의 전체적인 근본이 되는 정신을 기술하였다
“청교도주의는 단순한 규율이나 좀더 큰 교리의 집합체가 아니라 생명의 힘이다. 성스러운 삶의 아름다움과 그 삶으로 향해 가는 환상과 기쁨, 그 가능성에 대하여 깜짝 놀라며 하나님 중심의 삶에 의한 만족으로 전율을 느끼는 것이다. 엄한 청교도들의 훈련은 열정적 헌신을 하도록 하며 한편으로는 발작적인 신비주의나 다른 한편으로는 세속 종교에 빠지지 않도록 하였다. 그러므로 청교도의 신앙생활은 성스러움의 가장 두드러진 율법과 은총의 놀라운 결합이다. 삶의 모든 분야가 하나님의 영항과 그의 말씀의 지도를 받게 되었다. 매일 매일의 생활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추구하는 서두르지 않은 삶이었다.”
청교도들은 하루의 일과를 통해 개인예배· 가정예배· 공적예배를 드렸다. 개인과 가족 모두가 아침 햇살이 창 틈으로 들어올 때 하나님에 대한 감사를 주제로 한 가정예배를 드렸다. 맑고 신선한 공기· 따뜻한 햇빛· 지난밤의 평안한 휴식을 주셨음에 대해 감사드린 것이다. 해의 일과를 끝내고 저녁에 또 감사예배를 드렸다. 청교도들은 전문적이던 비전문적이던 간에 그들의 모든 직무가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의 뜻을 향한 신중한 관찰로 귀결되어진 예배를 드리는 삶이었다. 직업적이든 개인적이든 모든 인간관계는 하나님 중심의 신앙적 교리에 의해 조절되었다.
하루의 일과 후의 시간은 기꺼이 열정적인 성경공부· 공적예배의 참여· 성도들간의 뜨거운 교제에 바쳐졌다. 그리고 영혼의 선(善)을 추구하는 모든 수단을 찾는 데 하루하루를 소일하였다. 그러므로 뜨거운 신앙생활이 인간적 욕망을 초월하였던 것이다. 청교도들은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철저한 복종적 신앙생활을 하였던 것이다. 군주와 영도자와 왕 위에 하나님이 계시고 권력과 돈과 땅위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아래에 있다. 다만 하나님의 이름에서만 아멘이 있고 하나님의 영광만을 최상으로 믿었다.
‘밀러’(Perry Miller)가 보여 주는 청교도 상은 과거에 역사가들이 오랫동안 생각해 온 모습과 전혀 다르다. 청교도들은 결코 수척한 몸매에 검은 모자를 눌러 쓰고 머리는 길게 늘어뜨린 볼품이 없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더구나 심술궂고 완고하고 엄격하며 교양이 없고 예의도 모르는 속물로 인식된 것은 잘못된 풍자적 표현이었다. 그들은 유머 감각을 지니고 있었고, 또한 하나님께 대한 영적 헌신의 깊은 지각을 소유한 다채로운 사람들이었다.
청교도들은 누구보다도 하나님께 먼저 영광을 돌리는 사람들이고 또한 가장 훌륭한 그리스도인이란 가장 좋은 남편· 아내· 부모· 자녀· 주인· 종이 되어야 하며, 그 결과 하나님께 대한 교리가 모욕을 당하지 않고 영화롭게 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하였다. 청교도들의 두드러진 특정들 가운데 하나는 그들의 영적 이해력의 심오함과 하나님께 대한 헌신의 총계로서만 동등해질 수 있는 방대한 지적 능력이다· 성경 계시의 전반에 정통하였고. 신령한 행위를 탐사하고 분별하는 일에 전문적이었다. 신적 진리를 통찰하는 예언자로서, 또 인간 영혼을 치료하는 외과 의사로서 뛰어났다. 일반 일반적으로 여러 신앙운동들이 크게 성공하지 못하였으나 청교도 신앙운동은 성공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청교도들은 성경의 가르침을 생활화하였으며 하나님 제일주의의 신앙으로 하나님의 주권이 다스리는 국가를 원하였기 때문이다.
청교도들은 섭리와 은총에 있어서 하나님의 지고성(至高性)이라는 이념을 매우 중시하였다. 청교도들은 하나님의 말씀교리가 자기들의 신앙을 고양시켰다면 죄악은 인간을 타락시키는 것이라고 믿었다. 죄에 대한 경향성은 물론이고 총괄적으로 타락한 인간성의 악에 대한 가능성을 알고 질병 중의 질병이며 모든 사람의 병의 근원인 죄를 밝혀내는 데 그들은 주저하지 않았다. 청교도들의 기도는 “하나님은 나의 하나님이시며, 나는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고백이었다.
- 박영호, 『청교도 실천신학』, pp 3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