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번연

하늘의 대학에서 뽑힌 사람, 하늘의 학위 셋을 받은 사람, 존 번연/ 버튼

강대식 2015. 3. 4. 10:54

 

버튼(Burton)은 존 번연의 첫 번째 책, 죄인의 괴수에게 내린 넘치는 은혜의 서문에 이렇게 썼다. 이 책을 번연은 27세 때에 썼다.

그리스도께서 독자들에게 추천할 만큼 위대하지도 못하고 이 세상의 지혜도 가지지 못한 사람을 빌어서 복음의 영광스러운 교훈들을 보잘 것 없는 질그릇에 담아 독자들에게 설교한다고 해서 불쾌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요 --- 이 사람은 지상의 대학교에서 뽑힌 사람이 아니고 하늘의 대학교 곧 그리스도의 교회에서 뽑힌 사람입니다. -- 또 이 사람은 사람의 학문이나 지혜는 가지지 못했지만 은혜로 말미암아 다음과 같이 하늘의 학위 셋을 취득했습니다. 즉 그리스도와의 연합, 성령의 기름 부으심, 그리고 사단의 시험을 이긴 체험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복음을 전파하는 그 막중한 일을 감당하는 사람에게 취득할 수 있는 대학의 학문과 학위 전부를 모은 것보다도 더 자격이 있게 해 주는 것입니다.”

번연이 그의 원고 천로역정을 존 오웬에게 보냈을 때 오웬은 그것을 읽고 내가 배운 모든 학문을 저 대장간의 힘’(tinker’s power)과 바꾸고 싶다고 하였다.

존 번연(1628-1688)은 영국 베드포드 부근의 엘스토우 촌락에서 출생하였다. 가난하고 무학인 부모 밑에서 대장간의 일을 돌보며 자랐다. 1660년 왕정복고 때에 복음적인 설교를 법으로 금하고 있었는데 번연은 샴셀의 농장에서 국교회를 반대하는 설교를 하다가 체포되었다. 32세에 체포되어 44세가 될 때까지 12년 동안 감옥생할을 하였다.

 

번연은 선한 설교자요, 목회자였다. 그가 설교할 때는 성령의 기름 부음이 있었고, 달변, 박력, 설득력이 강한 설교자였다. 그가 책을 쓴 것도 목회자로 불쌍한 사람을 돕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번연은 믿음이 머리 속에서 관념적, 역사적으로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은 삶의 원리요 힘의 원리로 보았다. 그는 거룩한 생활에서 성도의 삶은 의견이 아니라 거룩한 생활이고, 기독교의 아름다움이라고 주장했다.

 

베드포드 감옥에 있는 동안 그는 저 유명한 천로역정을 저술하였다. 이 책은 성경 다음으로 인기 있는 불후의 명작으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16781월에 첫 출간된 이래 30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번연은 48권의 또 다른 저서를 남겼다.

 

천로역정은 한 사람의 청교도, 크리스천이라는 의로운 순례자에 관한 이야기를 꿈의 형태를 빌린 우화이다. ‘크리스천은 멸망의 도시를 떠나 좁은 문을 통과하고 낙심의 수렁을 거쳐, 허영의 시장 거리를 통과하고 어려움의 언덕을 넘어, 죽음의 강을 건너는 등 험한 길을 지나 마침내 하늘나라에 들어간다. ‘크리스천소망과 함께 세상을 벗어나 천국 가까이 이르자마자 두 빛나는 천사들이 와서 영접해 준다.

 

번연의 입상에 써 있는 비명은 이렇다. “매우 근엄한 사람의 눈은 하늘을 우러렀고, 손에는 최선의 책을, 그의 입술에는 진리의 법이 쓰여졌으며, 세계는 그의 등 뒤에 있었다. 황금 왕관을 머리 위에 걸친 채, 그는 마치 사람들과 더불어 변론하는 듯 서 있다.”

 

- 박영호, 청교도 실천신학, pp 219-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