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심리학은 과학인가? 종교인가?/ 옥성호 (`초등학문들` 강의안2)
1) 과학적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과학적’이라는 것은 어떤 가설에 대한 반복적 실험이 가능해야 하고 그 실험 결과가 항상 동일하게 나올 때에 사용하는 말”이다. p. 50
“어떤 이론이 과학적이기 위해서는 그 이론과 관련한 어떤 주제에 대하여 ‘관찰 가능한 객관적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데이터에 대한 분류와 관찰에 근거해서 미래에 그 관찰 주제가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예측 가능하며 조정이 가능한 결과’를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즉, 분석 결과에 따라 동일한 결과가 미래에도 반복적으로 발생해야만 한다.” p. 53
2) 심리학이 과학이 될 수 없는 이유
“심리학은 동일한 결과의 반복적 발생에 대한 보장은 고사하고 관찰 대상의 미래 행동에 대해 ‘전혀’알지 못한다. 불확실한 미래를 그저 ‘추측하고 추리’할 뿐이다. 자신의 이론대로 진행되기를 믿고 바랄 뿐이다.…심리학이 말하는 ‘객관적 데이터’는 대부분 관찰 대상자의 ‘주관적 이야기 또는 고백’이다. 누구나 인정하는 관찰 가능한 객관적 데이터가 전혀 아니다. 자신의 상황을 얘기하는 그 관찰 대상자가 과연 진실을 얘기하는지 아니면 자신의 착각을 진실로 알고 얘기를 하는지 아니면 아예 대놓고 거짓말을 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심리학이 개발한 수많은 이론의 바탕이 되는 ‘데이터’는 본질적으로 치명적인 결함을 갖고 있는 것이다.……심리학이 과학이 될 수 없는 것은 데이터 수집과 관련해서 데이터 자체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 외에 또 하나의 문제는 관찰자 역시 데이터에 대해 자기 마음대로 각각 다른 해석을 하고 데이터를 자기 마음대로 제각각 분류할 수 있다는 점이다.” pp. 53-4
심리학은 수도 없이 다양한, 때로는 서로 상충되는 이론들이 존재하고 있는 일종의 ‘믿음의 영역’이다. 이처럼 심리학은 진화론과 별로 다르지 않다. 심리학도 진화론 못지 않게 ‘믿음’을 필요로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만약 심리학이 과학이기는 커녕 칼 포퍼가 주장하듯 미신에 가까운 비과학적 분야라고 한다면 기독교는 심리학이 교회 속으로 파고 들어오는 것을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
3) 인간의 정신은 과학의 대상이 아니다.
실험할 수 있으며 그에 대한 결과가 나오는 과학적 방법의 대상은 물리적 영역에 해당된다. 만일 “우리가 심리학을 과학이라고 규정하고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인간의 정신 영역을 측정 가능한 물리적 영역으로 간주하는” 것이 된다.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하는 정신 치료는 결코 과학이 될 수 없다.…정신 치료의 영역이 물리적 영역을 넘어선 인간의 정신 영역, 즉 인간의 생각과 마음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기계가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정신을 인간의 뇌에 국한된 물리적 영역으로 볼 수는 없다.” p. 60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존재이다. 인간은 하나님이 당신의 호흡을 불어넣어 창조하지 않은 다른 물질적 영역의 법칙으로는 도저히 해석하고 규정할 수 없는 특별한 영적인 존재이다. 즉, 물질적 영역을 지배하는 과학적 법칙으로 하나님을 결코 설명할 수 없듯이 그 하나님의 형상을 소유하고 있는 인간의 생각과 마음 역시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과학은 영적인 세계를 내포하고 있는 인간의 마인드에 해당하는 영역인 인간의 생각과 마음을 다룰 수 없다. 인간의 마인드는 물리적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p. 62
4) 심리학은 과학이 아니라 종교에 가깝다.
“물리적 영역이 아닌 영적인 세계를 설명하려는 시도는 그 본질상 종교의 영역에 속한다. 증명할 수 없는 사실에 대해 믿음을 통해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심리학은 증명될 수 없는 인간의 마인드에 대한 개인의 의견들을 믿음으로써 그것을 진리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인간의 도덕적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심리학이 아무리 겉으로 과학적으로 들리는 용어들을 사용한다고 해도 심리학 역시 진화론과 같이 본질상 종교일 수밖에 없다.” pp. 62-3
진화론에 ‘우연’이라는 신이 있다면 심리학에는 ‘무의식’이라는 신이 존재한다. 사실상 인간의 생로병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 ‘무의식’이라는 개념에 의지해 모든 심리학 이론이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리학 역시 그 누구에게 내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전능한 ‘무의식’으로 말미암아 종교로서 갖출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