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이안 머리, "부흥과 부흥주의", 11장 찰스 피니의 새 전도 방법이 성공한 이유
제 11 장 찰스 피니의 새 전도 방법이 성공한 이유
피니의 새로운 전도 방법이 성공한 이유
1820년대 이전에 ‘강단 초청’ 또는 이것과 같은 의미를 가진 다른 표현들은 교회에 거의 알려지지 않던 것이었다. 그러나 1830년대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윌리엄 맥로그린이 ‘1835년 이후, 강단 초청은 현대의 부흥에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는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피니의 부흥주의는 장로교의 전통을 깨뜨리고 위반한 것이었으며, 새로운 방법과 사상을 소수 신앙에서 다수 신앙으로 만들었다. 19세기 중반에 이르러서 이 새로운 방법이라는 종교는 사실상 전 미국의 국가적 신앙이 되어 버렸다.’
그러면 이제 우리는 복음 전도 방법에 대한 이런 두드러진 변화가 이전 것들을 대치할 만큼 왜 그렇게 철저하게 신뢰받고 성공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설명은 어떤 면에서 매우 일반적이다. 교회 역사를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신앙과 믿음 또는 신앙의 행위나 관습에 오류가 생기곤 한다. 그러나 이런 모든 오류가 눈 깜짝할 사이에 신속히 대중화되고 통속적인 인기를 얻게 되는 것은 그것들이 그 시대의 사조와 정신에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19세기는 그 어떤 세기와도 비할 수 없을 만큼 역동적인 활동의 시대였다. 미국은 이 세상에 사람의 노력으로 성취될 수 있는 위대한 업적들이 많이 있다며, 사람들을 각성시키고 선동했다. 소위 ‘미국의 정신’ 즉 ‘하면 된다’는 긍정적 의식이 태동한 것이다. 증기력으로 작동하는 인쇄기와 교통수단과 같은 업적이 줄을 이었다. 그래서 옛 것은 무엇이든지 고루하고 진부하다는 사회 풍조가 조장되고, 성장과 진보라는 것은 삶의 모든 국면에서 변화와 새로운 것을 수용하는 것과 정비례한다는 인상을 심어 주었다.
1835년, ‘종교적 극단론’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스프러그는 당시 유행하고 있던 새로운 사상적 기후의 결과들을 다음과 같이 반영하고 있다. ‘수천 수만의 입과 손이 많은 세대들이 이룩해 놓은 토대와 기초를 분주하게 허물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당시 교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던 시대정신은 ‘인간의 힘과 가능성에 대한 비성경적이며 균형잡히지 못한 중요성에 열중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인간을 ‘겸손한 도구가 아니라 전능한 대행자’로 제시하는 것이었다.
또한 이런 정신과 사조는 사회와 교회 안에 반지성주의라는 새로운 사상을 조장했다. 루이스 태펀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열정적이고 실제적인 사람’이지 신학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윌리엄 윅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정통주의를 잠자는 것으로 비유하고 정통주의를 반대하는 것을 깨어 있는 것으로 비유하는 것이 당시 일상화된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므로 당시 헨리 워드 비처가 말한바 있는 ‘답답한 정통주의’에 따르는 것들을 경시하고 억제하는 발언만 하면, 즉각적으로 많은 청중을 모았고 인기를 얻게 되었다.
복음 전도의 방법이 새롭게 출발하게 된 또다른 하나의 요인이 당시의 시대적 정신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었다. 이 시점까지 기독교 목회 사역의 직책과 직무는 유용하며 효과적인 직무로 간주되어 왔으나, 새로운 시대 안에서 전통적인 직위와 직무를 수행하던 사람들은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성경을 단순하게만 가르치는 사람들로 간주되었다. 말하자면 그들은 오늘날의 시대정신에 뒤떨어져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피니는 매우 자주 이런 복음 전도자들과 목사들을 비난했다.
이런 변화가 왜 그렇게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퍼졌는지에 대한 좀더 그럴 듯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감리교도가 켄터키 부흥 이후 야외 집회 때에 사용했던 소위 성공을 불러오는 논증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문제에 대한 것이었다. 부흥을 야기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의 도입과 사용이 성공을 확실하게 보증한다는 주장이 널리 퍼졌던 것이다. 칼빈 콜턴은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사조와 방법을 강요했던 인물이다. 1839년 그는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자! 이제 예정론의 사슬에서 헤어 나오자. 이제 전세계를 즉시 개종시킬 수 있는 새로운 계획과 운동이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착수되었기 때문이다.’ 피니의 강좌는 이런 부흥에 대한 사상으로 가득차 있다. ‘우리는 필요한 수단들을 합당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위대하게 확신하면서 부흥의 결과물들을 기대해야 합니다.’
또한 결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약속, 즉 인위적으로 회심을 확보할 수 있다는 약속을 찰스 피니도 주장했다. 그는 ‘일일이 열거하며 자세히 기도한 축복과 믿음의 기도는 언제나 응답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믿음의 기도’에 대한 실제적인 결과를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는 경건한 부모들이 그들의 자녀의 구원을 확실히 보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오직 그들로 하여금 믿음의 기도를 드리게만 하라. 그리고 그들이 해야 할 일과 하나님이 그들의 마음에 약속하신 것을 동의하게만 하라.’
피니의 초기 동역자이자 아마도 그의 조언자였으리라고 추정되는 제데다이아 버차드는 부흥을 원했음에도 부흥을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새로운 방법들을 사용해서 인위적인 부흥을 일으키려 했다. 결국 1834년과 1835년에 버차드는 버몬트 중부의 중심 지역과 북부 지역에 ‘엄청난 종교적 광신의 불’을 지폈다.
버차드는 군중을 거의 구도 좌석에 앉힐 수 있을 만큼 계속해서 기도와 호소를 한 후에도 여전히 하나님을 사랑하는지를 계속 물었다. ‘당신은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을 겁니까? 단지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아니 하나님을 사랑하고 싶다고 말만 하십시오.’ 어떤 이들은 시키는 대로 했다. 그리고 많은 이가 회심했다는 것을 알리려고 그들의 이름과 숫자를 비망록에 기록했다. 그는 계속해서 상습적으로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습니까? 정말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을 겁니까?’ 라고 윽박지르곤 했다. 그는 이어 그의 시계를 풀어 강단 위에 두면서 ‘지금부터 15분을 드리겠습니다. 이 15분 동안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당신에게 희망은 없습니다. 당신은 잃어버린바 되고 영원히 저주받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10분이라는 시간이 이미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제 5분만 남았습니다. 구원받을 수 있는 시간은 단 5분뿐이다. 여러분이 5분 안에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영원히 잃어버린 자들이 될 것입니다.’ 그러자 공포에 질린 사람들이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하기 시작했고, 그는 수백 명을 비망록에 기록하여 보고 있다.
피니의 새로운 방법이 수용된 배경과 피해
자신이 가르친 대로 해서 큰 성공을 거두면 분명 그 가르침이 진실하다는 것이 증명된다는 피니의 주장은 피니 사역의 전성기에 이룬 대단한 성공에 비추어 볼 때 잘 드러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삼가서 말해도 여기에도 매우 심각한 문제와 의심이 있음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물론 피니와 동시대를 살아갔던 구학파의 인물 가운데 피니가 참된 부흥의 시기에 사용된 인물이라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시초부터 강력히 주장되었던 것과는 달리 결과가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것은 상대적으로 매우 적었다는 것이 이들의 확신이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피니 자신도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장로교 목사였던 조셉 아이브스 풋은 1838년에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지난 10년 동안 사방팔방에서 수백 명, 아니 수천 명이 회심했다고 보고되었다. 그러나 지금 와서 그(피니)의 실제적인 회심자들은 상대적으로 대단히 적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심지어 피니 스스로도 그 가운데 대단히 많은 사람이 신앙을 더럽혔다고 인정한 바다.’
우리는 피니로 하여금 자신의 옛 견해를 철회하게 만들었던 사실 가운데 하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앞에서 피니가 가르쳤던 1835년의 교훈 즉 ‘경건한 부모들이 그들의 자녀의 구원을 확실히 보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교훈을 살펴본 적이 있다. 피니와 그의 첫째 아내는 1824년에 결혼했고 6명의 자녀를 두었다. 그로부터 32년 후인 1856년 어느 주일, 그의 첫 전기 작가가 보고하고 있듯이, 피니는 오벌린에서 어린이의 신앙훈련이란 주제로 설교하고 있었다. 그는 설교 도중에 갑자기 멈추어서 다음과 같이 외쳤다. ‘형제들이여, 오늘 내가 왜 당신의 자녀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도록 엄히 훈련시켜야 한다는 주제를 설교하고 있습니까? 오, 나는 6명의 자녀를 두었지만, 그 가운데 어느 누구도 회심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피니의 이런 고백은 자신이 가르친 교훈의 진실성이 그 성공으로 증명된다는 그의 주장과 완전히 모순 되는 말이 아닌가?
우리는 새로운 복음 전도의 방법에 대한 교훈이 광범위하게 유포된 가장 중대하고 근본적인 원인이 그 결과의 즉각성과 광범위성에 있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이것은 새로운 방법을 사용하면 결과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 결과란 얼마나 많이 강단 초청에 반응했느냐에 대한 것이다. 그러나 만일 드러난 증거가 그것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이 주장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만일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이 주장의 설득력은 완전히 상실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새로운 방법을 사용하면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이런 주장이 여전히 만연하게 되었는가? 그것은 궁극적으로 후세대들이 사실을 은폐하고 그것을 심각하게 왜곡했기 때문이다. 이런 설명에는 매우 강력한 증거들이 있다.
새로운 방법에 대한 논쟁의 배경에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구학파의 지도자들은 새로운 방법을 사용한 혁명자들의 거짓된 주장, 즉 부흥 시기의 가장 유명한 지도자들이 자신들을 후원하고 있었다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다. 예를 들면, 1831년 보스턴에서 ‘새 마음을 가지라’는 제목으로 설교할 때, 피니는 그의 교훈이 조나단 에드워즈와 에드워드 그리핀을 계승하는 교훈이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 이는 프린스턴 신학교의 「비브리컬 레퍼토리」지로 하여금 ‘도대체 무슨 근거와 어떤 원리로 이런 말이 정직함을 증명할 수 있는가?’라는 말을 게재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여러 해가 흐른 뒤에, 피니는 자신이 에드워즈와 그리핀을 계승했다는 진술이 부당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리고 이 논쟁에 있어서 증거들이 실제적으로 은폐되고 왜곡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실은 한참 후에, 특별히 1866년과 1868년 사이에 집필된 「회고록」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피니의 「회고록」은 피니의 초기 사역 때에 일어난 부흥 사건 이전에 이미 발생했던 모든 사건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그는 소위 부흥에 있어서 ‘새 시대’는 1798년이나 1800년부터가 아니라 1825년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함으로써 1800년에 시작된 위대한 부흥을 고의적으로 누락시킨 것이다. 1835년에 행한 강좌에서 피니는 청중에게 ‘미국의 역사에 임한 비범한 부흥을 단지 지난 10년 동안으로만 국한해서’ 언급했다. 그가 쓴 「회고록」은 독자들로 하여금 이미 피니 이전에 발생했던 위대한 부흥들이 마치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한 인상을 심어 주고 있다.
1836년과 1846년 사이에 부흥이 임한 반면 피니 자신의 목회는 오히려 실패했다는 사실을 그대로 인정했다. 그의 「부흥에 대한 편지들」에서는 「회고록」과는 달리 특별히 솔직한 표현들이 많다. 이 편지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처음으로 설교를 시작했을 때, 나에게는 부흥에 대한 지식도 경험도 전혀 없었습니다. 이윽고 나는 방법과 사상에 있어서 내가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나의 이런 실수가 내 자신의 결함이었음을 고백하며 이것이 다른 이들에게 경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편지들에는 구학파의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쉽게 발견될 법한 표현들이 많이 있다. 피니는 종교적 광신주의를 경계하고 주의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반응을 요구하고 끌어 내려는 미숙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반대했고, 교회와 목사를 반대하거나 그들의 결점을 찾아 내는 일을 비난했다. ‘충동’과 성령의 인도하심을 혼동하지 말아야 하며, 위대한 교리는 반드시 설교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단과 방법들’을 사용해서 ‘강력한 신앙 부흥’으로 착각하게 할만한 ‘어떤 특정한 흥분’을 유발시킬 수는 있으나 그것은 전혀 ‘순전한 부흥’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심지어 그는 ‘많은 사람이 회심한 것처럼 보이는 그럴싸한 위조된 부흥들이 있지만 실제로 그들 가운데 참된 회심자는 없다’는 말도 햇다. 그는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신앙 부흥을 증진시키려는 노력들은 다분히 기계적으로 변질되었고 여러 정책과 기법들로 가득 찼습니다. 사람들은 하나님보다는 수단과 방법들에 너무 많이 의존했습니다. 사람이 좌지우지하는 이런 수단과 방법들 때문에 지난 수 년 동안 부흥의 성격과 특성이 너무 변질되었습니다. 부흥의 참된 영은 부흥을 일으키기 위한 이 형식적이며 기계적인 방법 앞에서 비탄에 잠긴 것같이 보였습니다.’ 그는 또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다. ‘내가 언급한 후기의 부흥만을 경험한 이 목회자들은 대부분이 부흥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최신의 부흥들이 가져온 엄청난 재앙적 결과들을 너무나 자주 보아 왔기 때문입니다.’
위에 언급한 이런 인용문들은 1845년에 피니가 기록한 매우 설득력 있고 가치 있는 글들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새로운 방법에 대한 논쟁을 매우 완화했던 이러한 양보와 용인이 20년 후에 씌어진 피니의 「회고록」에서는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또한 1858년, 제2판을 출판한 그의 「조직신학강좌」에서도 피니의 설교를 들었던 청중에게 일시적이나마 솔직한 인상을 남겼던 이런 고백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다. 피니는 이 초기의 부흥 기간에 발생했던 이야기를 그의 「회고록」에 상세히 기술했어야 마땅했다. 그러나 피니는 초기 부흥 때 발생했던 문제점들을 전혀 기록하지 않았다. 후세대들이 그의 사역과 업적을 평가하고 판단했던 것은 「부흥에 대한 편지들」이 아니라 그의 「회고록」과 「신앙 부흥에 대한 강좌」였다.
피니가 1840년대에 보고 경험했던 것을 1860년대에 들어와서 왜 숨기려고 했는지에 대해서는 그럴 듯한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 첫째는 그가 1849년에 영국을 방문했을 때, 복음주의자들에게 받았던 냉대에 가까운 신중한 환영에 대한 충격 때문이었다. 예를 들면, 영국 버밍엄에 그를 머물게 했던 존 에인젤 제임스 목사는 피니가 1839년에 출판한 「신앙 부흥에 대한 강좌」 영국판의 서문을 썼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이 시기부터 바뀌기 시작했고, 그 후 10년 동안 이 책의 추천을 공개적으로 거절했다. 이에 피니는 ‘버미엄의 목사 가운데 존 에인젤 제임스를 가장 중요한 반대자’로 지목하며, 그의 「회고록」에 다음과 같이 썼다. ‘목사들은 우리가 시시때때로 미국의 도시와 마을들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켰던 부흥, 즉 전 지역을 도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일반적인 신앙 부흥을 진작시키고 격려하는 일에 자신들을 헌신하지 않는다.’ 사실 피니의 이런 평가는 ‘1825년 이래 계속된 위대한 부흥에 대한 소식’이 영국에 도착한 이후 영국도 피니 자신의 사역에서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도착한 비판적인 보고 때문에 영국에서의 그의 사역이 좌절된 데서 비롯된 것이다.
피니는 적대자의 명단에 ‘프린스턴 신학교의 하지 박사’를 포함시켰다. 이 사실은 피니가 1840년대에 했던 고백을 20년 후에는 왜 침묵하였는지에 대한 두 번째 이유를 우리에게 시사해 준다. 그것은 교리적인 문제였다. 피니는 칼빈주의가 그의 명성을 허물어뜨리는 위협적인 요소라고 믿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시각으로 볼 때, 복음 전도에 있어서 가장 심각한 방해물이라고 간주했다. 1840년대에 피니는 그의 실제 행동과 관습에 있어서의 오류와 실수는 시인했지만 신학에 있어서의 오류는 결코 인정하지 않았다. 피니의 1846년판 「조직신학강좌」의 서문은 ‘복스러운 복음의 위대한 진리들이 그릇된 철학 때문에 가려져 있다’는 문구로 시작되며, 이어지는 「조직신학강좌」의 모든 지면이 철저하게 신신학을 변호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증거다.
이렇게 그의 「회고록」에는 감동을 식게 할 만한 이야기는 철저하게 배제되었던 것이다. 이 책에는 자신의 실수에 대한 그 어떤 시인도, 고백도 없다. 그리고 구학파의 지도자들 아래 임한 부흥에 대한 기록도 없다. 피니의 이 자서전이 얼핏 보기에 한 전도자의 매우 순박한 일생을 그린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바로 이 원대한 한 가지 목적으로 구성되고 배치되었기 때문이다. 이 「회고록」를 읽는 수천 명의 독자들은 이 「회고록」을 액면 그대로 믿음으로 자기도 모르게 철저하게 재구성된 역사, 왜곡된 역사를 수용하게 된 것이다.
맥로그린과 다른 이들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1830년대와 1840년대의 그리스도인들은 피니의 새로운 교훈에 완전히 동조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1900년에 이르러서는 피니가 19세기 미국에 처음으로 부흥을 소개한 인물로 간주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피니의 능력과 영향력이 너무나도 뛰어나 이전 세대의 인물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그가 훌륭하고 피니 이전 세대에는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진지한 노력이 거의 없었다는 생각과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팽배하게 되었다. 이런 믿음은 추호의 의심할 여지를 남기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빌리 그레이엄은 피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성령 충만한 그의 사역을 통해 19세기에 이루 셀 수 없는 수천 수만 명이 그리스도에게 나아왔습니다. 이는 결국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부흥의 기간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결론적으로 사람들이 왜 그렇게 새로운 방법들을 잘 수용했는지를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로, 새로운 방법들을 사용해서 성공했다는 것이 새로운 방법들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그들의 주장은 매우 그럴 듯한 것이어서 그 방법들을 사용하는 것이 성경적으로 합당한지조차 검증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성경을 결정적인 판단의 표준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말이다. 만일 성경이 판단의 결정적인 기준이었다면, 스프러그가 한 말 즉 ‘숫자가 가장 불분명하고 모호한 판단 기준이다’라는 말은 대단히 가치 있는 말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둘째로, 모든 그리스도인은 정말 성공을 보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침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방법들이 성공의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셋째로, 참된 부흥의 시기에 새로운 방법이 도입되고 소개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그들의 ‘성공’이 하나님의 축복에서 말미암은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를 실어 주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성공 이면에 가려진 채 교회에 나쁜 영향을 끼친 많은 해악적인 증거와 결과들보다 그 성공 자체가 훨씬 더 널리 알려졌기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 속에 새 시대의 환영(幻影)이 마침내 수용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새 복음 전도의 결과가 바로 ‘새 시대의 환영(幻影)’을 만든 요소가 되었다고 말한 사람은 네틀턴이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제2차 영적 대각성 운동의 복음적 지도자의 많은 저작과는 달리 이런 교묘한 피니의 「회고록」은 1876년 초판이 발행된 이래 지금까지 절판되지 않고 계속해서 출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