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완전히 인간적인 책이며 완전히 신적인 책이다/ 워필드
성경은 완전히 인간적인 책이며 완전히 신적인 책이다/ 워필드
성경은 인간적인 책인가? 성경의 신적 기원을 무의미한 것으로 치부할 만큼 인간적 기원을 지나치게 주장하는 그릇된 비평들이 있다. 많은 이들이 사람은 도무지 하나님의 말씀을 순전하게 전달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성경 비평가들에게 성경 저자들에게 있는 개인적인 특징 그 자체는 바로 오류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인간성을 증명하는 증거였다.
워필드는 이런 주장은 ‘성경은 인간 저자와 하나님의 공동 활동의 산물’이라는 성경적 영감 교리를 완전히 오도한 것이라고 응수했다. 어느 편이라도 한편만을 지나치게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성경은 완전히 인간적인 책이며 완전히 신적인 책이다. ‘성경은 전부 다 인간적이고 또 전부 다 신적이다.’ 성경의 인간 저자들은 성령의 붓에 불과한 존재가 아니었다.
성경의 저자가 인간이라는 것 자체가 오류를 필연적으로 내포하는 것은 아니다. 성경 자체가 주장하는 바로는, 성경은 완전히 인간적이면서 동시에 완전히 신적인 책이고, 어느 측면도 다른 측면을 배제하지 않는다. 성경의 신적 측면과 인간적 측면은 양립 불가능한 것이거나 서로 충돌하는 대립적 요소가 아니다.
우리는 성경에서 신적인 요소와 인간적인 요소를 분류하고, 신적인 요소에서 인간적인 요소를 구분해 낼 수 없다. 성경은 하나님이 구별하신 사람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능력에 따라 말하고 쓴 것이지만, 동시에 그 모든 것은 하나님의 성령에 감동되어 쓰고 말한 것이었다. 이 두 측면은 줄곧 같이 가면서 한 번도 하나가 다른 하나를 배제하지 않았다. 이런 성경적 개념 안에서 어느 측면도 부인되지 않고, 두 측면 모두 완전히 정당하게 취급된다. 그리고 이런 취급은 성경 전부에 적용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이 책들(성경)을 주실 때 인간의 개입 없이, 자기 손가락으로 돌판에 기록하신 십계명을 모세에게 주듯이 인간의 개입 없이 주시지 않았다. 하나님은 성경을 주실 때, 사람들을 통해서 주셨다. 성경은 하나님의 전언이고, 따라서 성경의 한 마디 한 마디 전부가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러나 동시에 성경은 사람의 저술이다. 따라서 성경의 한 마디 한 마디 전부가 사람의 말이다. 신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의 완전한 합일로 말미암아, 성경에 있는 한 마디 말조차 완전히 신적이며 동시에 완전히 인간적이다.”
위필드는 웨스트콧을 인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요약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신적 권위가 있고, 성경은 인간의 말이기 때문에 이해가 가능하다. “성경의 모든 부분 모든 요소가 인간의 말이기 때문에, 우리 가슴에 성경은 깊이 와 닿는다. 또한 성경의 모든 부분 모든 요소가 하나님의 말이기 때문에, 성경은 우리에게 변함없는 법과 길잡이가 된다.”
워필드는 성경에 신적 특성과 인간적 특성이 동시에 편만한 것은, 하나님 섭리의 편만함에 기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경 산출에서 성경을 기록하는 순간만이 아니라, 이전 모든 과정에도 신적 활동이 수반되었다. 하나님은 성경 저자들에게 부여할 과제에 맞추어 성경 저자들을 준비시키셨는데, 성경 저자들에게 주실 말씀 산출에 필요한 모든 경험으로 성경 저자들을 세심하게 이끄심으로 그렇게 하셨다. 건축가가 성당에 비친 빛이 성당 내부를 정확한 색조로 가득 채우게 하려는 명확한 목적을 염두에 두고 스테인글라스 창을 설계하듯, 하나님은 성경 저자들에게 자신의 말씀을 주었을 때, 이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충실하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게 내내 이들을 준비시키셨다. 성경이 사람들을 통해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이 되게, 모든 것을 주관하는 하나님의 섭리가 성경 산출 전 과정 내내 그리고 그 이전에 필요한 모든 것에 작용했다.
성경의 영감(또는 무오)은 성경 저자들 편에서의 전지(全知)나 무오를 말하지 않고 성경에서 실제로 말해진 것의 무오를 보증한다. 영감은 문법적 착오나 언어의 부정확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다만 성경의 영감은 성경에서 단언되는 사실이나 원리의 참됨을 보증한다. 바울의 ‘온 세상’(롬1:8)이 단지 ‘로마 제국’을 의미하는 것으로 밝혀질지라도, 그로 인해 사도가 오류를 범한 것으로 판명되는 것은 아니다. 형식 과학적 잣대로는 부정확한 우주론을 반영하는 관용적 표현(엡4:26,‘해가 지도록’)들도 마찬가지로 설명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성경의 영감을 주장하는 데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영감은 성경 저자들의 모든 개인적 특징뿐 아니라, 성경 저자들이 성경에 단언한 모든 것에서 거짓과 오류를 배제하고 그 참됨을 보장해 준다. 성경 저자들 편에서의 개인적인 무지와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말이다. 성경은 완전히 인간적이면서 동시에 완전히 신적이다.
프래드 재스펠, 「한 권으로 읽는 위필드 신학」, pp 258-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