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교, 『청교도 이야기』-역사를 빛낸 영적 거장들의 발자취, 이레서원, 2001, 312면
20세기와 21세기에 걸쳐 전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미국의 힘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일부 학자들은 토마스 제퍼슨의 합리적이며 자유주의적인 민주 사상, 해밀턴주의자들의 보수주의, 그리고 미국 남부의 백인우월주의 등으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팍스 아메리카나의 기초를 놓은 중심적인 사상은 미국의 초기 뉴잉글랜드 청교도에게서 유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하버드 대학교의 페리 밀러교수가 “청교도에 대한 이해 없이는 미국에 대하여 이해했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한 것처럼 미국인의 보편적인 가치관을 형성해 온 것은 청교도 사상이기 때문이다.
18세기 이후 계몽주의의 확산과 함께 성경의 권위가 무시되면서 청교도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만연되어 왔다. 청교도라고 하면 수척한 얼굴에 검은 색의 뾰족한 모자를 쓰고 다니면서 세상을 정죄하고, 흥을 깨며, 조그만 과오라도 용서하지 않고, 편협하며, 세상의 온갖 근심과 괴로움을 다 짊어진 듯 염세적으로 살아 가는 모습이 그려지곤 한다. 때로는 위선적인 금욕주의자로 묘사되기도 한다. 이러한 청교도에 대한 인상은 청교도들이 가졌던 성경 중심적인 사고와 무관하지 않다. 합리주의적인 사상이 만연하면서 성경 중심적인 가치관이 배척을 받게 되자, 당시의 사람들에게 성경대로 살려고 하였던 청교도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청교도들은 위선자나 금욕주의자라는 표현과는 무관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부부관계를 죄악으로 보던 중세의 금욕주의적 가치관을 배척하고 부부 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며, 결혼 제도를 삼위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생겨난 제도로 인정해서 모든 성인에게 결혼을 권면함으로써 하나님의 복을 누리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가정 생활을 장려하였다.
뉴잉글랜드 청교도 지도자 인크리스 매더가 “술은 원래 하나님이 주신 선한 선물이므로 감사함으로 받아야 하지만, 과음하는 것은 사탄으로부터 온 것이다. 포도주는 하나님으로부터 왔지만, 알코올 중독은 사탄으로부터 온 것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청교도들은 금주주의자가 아니라 생활에서 절제를 강조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이 세상에서의 행복한 생활을 정죄한 것이 아니라 세상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 가는 것을 비난하였고, 세상의 즐거움을 거부한 사람들이 아니라 지나치게 세상적으로 되는 것을 배척하였다. 죄악을 유발하는 춤이 아니라면 허용하는 등 이 세상에서의 삶을 즐겼고, 남용이나 만용이 아닌 중용적인 삶을 살려고 하였다.
또 하나님 앞에 예배해야 하는 주일에 운동을 금한 것일 뿐, 평일에 하는 운동이나 레크리에이션은 금하지 않았다. 청교도들에 의하여 남녀 평등의 가정 문화가 시작되어 개인의 인권이 강조되었고, 법치주의적인 정치 문화가 생겨났다. 청교도는 현대를 사는 우리와 구별되는 사람들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귀감이 되는 자들임에 틀림없다.
저자는 이러한 청교도 운동을 전개하였던 영국과 뉴잉글랜드 청교도 가운데 몇 사람의 생애와 그들이 추구하던 교회와 사회의 개혁 사상을 연구함으로써 오늘날 한국 교회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답변을 얻으려고 하였다. 그들의 사상을 서술함으로써 청교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살피는 데 목표를 두었다. 이 책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고 하나님의 말씀이 다스리는 삶을 살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 머리말에서.
1 청교도운동의 시대적 배경
2 목사의 복장 착용을 반대한 존 후퍼
3 교회의 계급 구조를 비판한 토마스 카트라이트
4 성경적 기독교를 회복하고자 한 윌리엄 퍼킨스
5 실천적 신학 운동을 전개한 윌리엄 에임스
6 성도의 상처를 싸매던 설교자 리처드 십스
7 박학다식한 케임브리지의 설교자 존 프레스턴
8 독립파 운동의 기수 토마스 굿윈
9 법치주의 운동의 선구자 사무엘 러더포드
10 비국교도 운동을 이끈 칼빈주의자 존 오웬
11 청교도의 참 목자상 리처드 백스터
12 꿈꾸는 청교도 존 번연
13 양심의 자유를 추구한 순례자 윌리엄 브래포드
14 ‘언덕 위의 도시’를 설계한 존 윈스럽
15 ‘교회의 부활’을 역설한 존 코튼
16 코네티컷의 개척자 토마스 후커
17 뉴잉글랜드의 정통 신학자 토마스 셰퍼드
18 자유만을 외친 분리주의자 로저 윌리엄스
19 인디언의 사도 존 엘리엇
20 경건주의적 청교도 코튼 매더
21 마지막 청교도 조나단 에드워즈
- 오덕교, 『청교도 이야기』, pp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