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

『칼빈의 시편 찬송가』, “KBS 교향악단 앙상블”(CD2), 2009

강대식 2012. 12. 25. 13:17

왜 시편찬송가들 불러야 하는가? 현재 전통 개혁 장로교회에서 부르고 있는 찬송가는 자유주의 신학의 영향 때문에 1900년에 교회 공 예배 음악으로 수용된 것이었다. 그 이전에는 개혁교회 공 예배 시간에 시편찬송가만을 불렀었다. 개혁교회 특히 장로교회의 중요한 유산인 시편찬송가가 이제라도 한국교회에 소개되었다는 것은 한국교회와 성도들을 향한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칼빈 탄생 500주년을 맞아 시편 전곡이 수 록된 칼빈의 시편찬송가를 적절하게 내놓게 되어 한국교회 예배 음악사에 한 획을 긋는 귀중한 역사를 장식하게 된 것이다.

 

하나님께서 시편을 주신 것은 단지 읽고 묵상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하나님을 찬양하라고 주신 것이다. 예수님 당시에도 부른 음악은 시편이었고 사도들과 그 이후 초대교회 모든 성도들이 부른 노래가 시편이었다. 주님과 사도들 및 선지자들이 부른 시편을 부르는 것은 성도들의 당연한 의무요 특권이다. 그리고 종교개혁 이후 개혁신학과 진리의 능력을 마음껏 발산시킨 주된 동력이 말씀 선포 사역과 더불어 시편찬송가에 있었다.

 

종교개혁자 칼빈은 교회 음악 혹은 예배 음악에 대한 자신의 견해가 ‘하나님의 말씀, 즉 성경에 대한 그의 철저한 순종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히고 있다. 특히 그가 음악에 대한 신학적 관점이 성경에 근거하고 있는 것인지를 가장 중요시하면서 ‘허영심과 욕심에 차 있는 인간의 음악에 대한 오용의 위험성과 가능성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칼빈의 이 사상은 성어거스틴의 주장과 일치하고 있다. 성 어거스틴은 ‘그 누구도 하나님께 받은 것 외에로는 주님께 합당한 것으로 노래할 수 없다’. 또 ‘음악은 가볍거나 경박해서는 안 되며 권위와 위엄을 지녀야 하고 온건한 것으로 절제되어야 한다’고 했다. ‘교회 음악은 단지 듣기에 감미롭게만 작곡되어서는 안 되고, 노래를 부르는 동안에 사람의 마음에서 최상의 것은 음악이 아니라 무엇이 노래되어지는가 하는 가사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시편찬송가는 그 자체가 하나님의 영감된 말씀으로 된 것이기 때문에 말씀이 우리 속에서 살아 역사하는 말씀의 위력을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칼빈이 시편을 ‘영혼의 해부학’이라 할 정도로 성도가 세상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시편 말씀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편을 묵상하고 노래하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영적 치유의 길이 된다. 이 놀라운 시편이 온 성도들의 입에서 울려 퍼지면 가슴에 뜨거운 감격을 안겨다 줌은 물론이거니와 하나님께서 가장 큰 영광을 받으시는 것이다.

 

칼빈의 시편찬송가는 개혁교회의 유산이다. 칼빈의 시편찬송가는 150편의 시편 가사와 세 개의 다른 노래를 운율에 맞추어 노래하도록 구성한 곡들의 모음이다. 가사의 선율은 모두 1539년부터 1562년 사이에 스위스의 제네바에서 칼빈의 감독하에 작곡되었다. 이 시편가는 1562년에 25판 이상 발행되었고, 1600-1685년까지 90판을 더 발행하게 되었다. 또한 이 시편가는 기독교권 전체로 급속히 퍼져나가 20여 개국의 언어로 번역되는데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에서 널리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