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보스톤

인간의 고통 속에 녹아 있는 하나님의 주권과 지혜 / 토마스 보스톤

강대식 2013. 3. 22. 13:47

“하나님이 행하시는 것을 보라 하나님이 굽게 하신 것을 누가 능히 곧게 하겠느냐”(전7:13)

그리스도인이 고통을 겪고 있을 때 자신을 괴롭게 하는 것들을 바른 관점을 가지고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한 바른 관점은 지각을 통해서가 아니라 믿음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왜냐하면 그 괴롭게 하는 일들을 바르게 비추어내어 그것들 속에서 하나님의 행사를 발견하고, 그에 따라 하나님의 완전하심에 합당한 의도들을 드러나게 하는 것은 오직 말씀의 빛뿐이기 때문이다.

 

괴롭게 하는 일들을 믿음의 눈으로 응시하고 그것들을 숙고할 때에 그것들에 대한 바른 관점을 가지게 된다. 언뜻 보기에 참담해 보이는 것들이 격하게 요동치며 봉기하려는 부패한 정서를 평정할 수도 있다. 전도서 7장 앞부분에서 솔로몬은 바로 그러한 관점을 가지고 역설적인 논리를 전개한다. 그 논리들은, 육신의 눈으로 볼 때 우울하고 끔찍하게 보여 일반적으로 슬프고 충격적인 일들로 여겨지는 어떤 일들을 호의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놀라운 결심들이다.

 

솔로몬은 사람이 태어난 날 보다 죽는 날이 좋다고 선언한다. 같은 방식으로 솔로몬은 애통하는 자의 집에 가는 것이 잔치하는 집에 가는 것보다 낫고, 슬픔이 웃음보다 낫고, 지혜자의 책망이 어리석은 자의 노래보다 낫다고 선언한다. 이러한 대비에서 뒤에 나오는 것이 사실상 훨씬 더 즐겁기는 하지만 유익의 면에서는 앞에 나오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다(2-6절). 관심을 가지고 주목해 보면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위기에 처하는지 알 수 있다.

 

세상은 눈살을 찌푸리며 푸대접을 하여 지혜로운 사람들을 미치게 만드는 압박을 가한다. 또 세상은 미소를 띠며 유혹하는 일을 통해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무너지게도 한다. 그러므로 세상 어떤 길로 나간다 할지라도 위험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모든 세상사의 시작보다 결말이 더 낫다고 솔로몬은 선언하는 것이다. 그리고 솔로몬은 전체적인 입장에서 볼 때 고통당하는 시절에는 분노하는 것보다 겸손하고 인내하는 젓이 낫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겸손하고 인내하는 하는 경우에는 가장 최선의 것에 지혜롭게 복종하는 것이 되며 거만하고 참지 못하는 경우에는 가장 최선의 것에 대항하여 싸우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8절). 그는 우리에게 떨어진 몫을 보고 분내지 말라고 설득한다. 왜냐하면 그러다가 위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9절).

 

또한 이전의 때와 지금의 때를 비교하는 가증한 일을 저지르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럴 경우 하나님의 섭리에 온당치 못한 불만을 은근히 가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10절). 그리고 불평을 잘하고 성미가 급한 성품을 치료하는 일반적인 처방, 곧 거룩한 지혜를 먼저 지시한다. 다시 말하면, 거룩한 지혜는 우리로 하여금 모든 일에서 최선의 유익을 얻게 하고, 우리를 죽이는 환경 속에서 생명을 주는 처방이다(11,12절). 그런 다음 구체적인 치료법을 제시한다.

 

1. 치료법 자체란, 우리가 보기에 어려움을 느끼게 하는 모든 것 속에서 하나님의 선을 지혜롭게 생각하고, 하나님의 행하시는 일을 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대의 몫에 들어 있는 구부러지고 거칠고 어긋나 보이는 부분들’ 속에서 하나님의 행하시는 일을 보라는 것이다. 그 하나님의 행하심 속에서 자기에게 지워진 십자가를 만나고 있는 것이다.

 

2. 우리의 몫에 들어 있는 그 구부러진 것을 바로 보는 이 관점은 마음의 부당한 봉기를 잠잠케 하고, 그 관점 아래 잠잠하도록 만들어 주기에 아주 적합하다. “하나님이 굽게 하신 것을 누가 능히 곧게 하겠느냐”(아무도 없도다). 우리의 몫인 그 구부러진 것을 만드신 분이 바로 하나님이다. 그 굽은 것을 펴거나 곧게 하려고 온갖 힘을 다 써보지만 다 허사일 것이다. 그렇게 되게 하신 분만이 그 구부러진 것을 고치거나 곧게 펴실 수 있다.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문제에 다가가야 마음속의 소란이 잠잠케 될 것이다. 그래서 그 관점은 사람들을 인도하는 방편이 되어 자기들 몫 속에 굽은 것을 여전히 갖고 있으면서도 자기들을 지 으시고 다스리시는 분께 마땅하게 복종하게 한다. 이 본문의 의도를 다음의 세 가지 명제 속에서 거론하려 한다.

 

I. 그 사람의 몫에 어떠한 굽은 것이 들어 있다 할지라도 그리되게 하신 분은 하나님이시다.

II. 하나님 보시기에 흠집 내는 것이 합당하다 여기셔서 그리되게 하신 것이니, 어느 누구도 자기 몫에 들어 있는 그 굽은 것을 능히 고치지 못할 것이다.

III. 그 사람 몫에 들어 있는 그 굽은 것이 하나님의 행사요 하나님의 지으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그런 굽은 것을 갖고서도 그리스도인다운 성품을 견지하게 유도하는 고유한 방편일 것이다.

 

- 토마스 보스톤, 『내 몫에 태인 십자가』, pp 2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