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플라벨

참된 믿음을 가지고 진실로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존 플라벨

강대식 2014. 3. 25. 08:31

 

죄인이 의롭다하심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복된 효력을 내기 위한 요인들이 함께 작용해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값없이 베풀어 주시는 은혜와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케 할 그리스도의 피이다. 또한 그것을 받아들일 도구인 믿음이 있어야 한다. 하나님의 값없이 베풀어 주시는 은혜와 그리스도의 피의 공로를 자신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믿음이 필요하다. “그에 대하여 모든 선지자도 증언하되 그를 믿는 사람들이 다 그의 이름을 힘입어 죄 사함을 받는다 하였느니라”(행10:43). “이 비밀은 너희 안에 계신 그리스도시니 곧 영광의 소망이니라”(골2:27).

 

그러나 바른 믿음을 가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세상에 참된 믿음을 가지고 진실로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어처구니없게도 자기 자신의 의를 의지하고 있다. 유대인들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하나님의 의를 모르고 자기 의를 세우려고 힘써 하나님의 의에 복종하지 아니하였느니라”(롬10:3).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의 의를 ‘행하는 곳’에서 ‘믿는 곳’으로 옮겨 놓으심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의를 내려놓고 그리스도의 의를 향하도록 하셨다. 그러나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새로운 자리로 나아가려 하지 않는다.

 

믿음에는 복종이 함축되어 있다. 바른 믿음에는 하나님께서 새로이 정하신 명령에 복종하고 자신을 부인하는 일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멍에는 무겁지 않고 그 멍에를 멘 목은 은혜롭다’는 것이 진리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리스도를 주로 영접하거나 그 거룩한 교훈에 복종하지 않는다. 오직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영접하지 않고는 마음을 미혹하는 육신적인 의식들과 논리들, 영혼을 당황하게 만드는 사탄의 간교한 획책을 막아낼 도리가 없다. 그것이 ‘경건의 큰 비밀들’ 위에 굳게 서있어야 하는 이유이다(딤전3:16).

 

세상에는 구원 받을 만한 믿음의 진수를 단순한 지적 찬동쯤으로 여기며 자기 자신의 영혼을 스스로 파멸로 몰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들은 단순한 지적인 찬동을 완전한 ‘확신’으로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지식은 본성적으로 습득하는 지식과 영적으로 주어지는 지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본성적’ 지식은 교육을 통해 얻어지는 것을 말한다. 그 대상이 영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교육을 통해 누구나 어느 수준 이상의 지식도 습득이 가능한 것이다. 빛의 차원에서 볼 때 그것은 여전히 본성의 영역 이상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영적으로 주어지는 지식은 그렇지 않다. 그것은 ‘신령한 것을’ 깨닫는 일이며, 요일2:27의 말씀처럼 ‘기름 부으심의 가르침’이다. 영적으로 주어지는 지식은 영혼에 역사하시는 성령님의 열매이다. 참된 ‘영적’ 지식을 가진다고 하는 것은 바로 그 은혜의 작용을 느끼고 이해하는 것으로, 본성적인 지식을 훨씬 능가하는 탁월한 것이다. ‘가장 훌륭하고 탁월한 것에 대한 단 하나의 지식이, 그렇지 못한 수많은 지식을 능가한다’라는 말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단 하나의 신령한 지식이 가지는 생명과 향기가 거듭나지 못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지식보다 훨씬 더 탁월한 것이다. 영적인 빛과 지식은 결코 ‘양’의 문제가 될 수 없다.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하늘은 그저 명석하고 섬세한 두뇌를 가진 자들을 위한 곳이 아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자기 스스로 참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만큼이나, 자기 자신이 참된 신자임을 알지 못하고 있는 그리스도인이 많다.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일, 곧 구원 얻을 만한 믿음을 가지게 되는 일은, 그것이 설령 작고 낮은 수준의 정도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은혜의 풍성함과 부요함을 찬탄하기에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

 

믿음을 가지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다는 것의 증거가 된다. 영혼이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영접했다면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지 못할 긍휼이란 없다(롬8:32). 오, 믿는 여러분, 여러분이 가진 믿음의 팔이 유약할지 모른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가장 큰 선물을 받기에 그 작은 손이라도 충분하다.

 

여러분이 참된 믿음을 가지는 순간부터 그리스도께서는 여러분 안에 계신다. 여러분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받게 된다(요1:12). 그 귀한 신분을 확증해 주는 하늘의 거대한 양자로의 인침을 통해서 말이다. 그러니 믿음은 얼마나 보배로운 것인가! 무엇으로 그 특권을 살 수 있다는 말인가! 세상에 있는 모든 왕들의 왕관과 홀에 박혀 있는 보석들을 모아 팔아 보라. 하나님의 자비의 부스러기조차도 살 수 없을 것이다.

 

구원 받을 만한 믿음은 적은 분량이라도 영혼을 완전한 칭의의 상태에 들어가도록 한다. 가장 작은 믿음으로 가장 큰 죄의 사면을 받아내는 것이다. 그리스도와 연합하는 믿음에는 정죄함이 없다(롬8:1). 하지만 누구나 쉽게 믿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믿음은 모든 사람의 것이 아니니라”(살후3:2). 믿음을 선물로 받지 못한 세상의 귀인들과 힘있는 자들을 보라.

 

믿는 자들은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이다(요1:13). 믿음의 모든 행사는 그리스도를 향하게 하시는 아버지의 이끄심의 효과이다(요6:44).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영광스럽고 저항할 수 없는 능력으로부터 그것이 산출되는 것이다. 그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역사”이다(골1:12). 여러분의 믿음이 작게 느껴지는가?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그 안에 쌓여 있는 무한히 거대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자비하심은 간과하지 말라.

 

- 존 플라벨, 『은혜의 방식』, pp 147-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