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이 크고도 놀랍게 드러날 때에, 곧바로 이어서 시험하는 자가 다가온다. 은혜가 본질상 그렇게 약하기 때문에, 하나님께로부터 임하는 미소나 찌푸림의 역사를 당하면 거기에 반드시 올무가 함께 온다. 잉글랜드는 “자유도 종살이도 최고조에 이르면 잘 감당할 수 없다”고 한다. 우리의 영혼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이 미소를 지으시고 친히 우리에게 친숙하게 자신을 드러내시면, 우리는 우쭐해져서 교만하기 십상이다. 만일 그가 이맛살을 찌푸리시면, 우리의 믿음이 한없이 가라앉는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미소는 마치 화창한 날씨와 따듯한 열기가, 부패의 가라지를 자라게 하며, 반대로 하나님의 찌푸리심은 매서운 서리처럼 은혜의 꽃들을 시들게 하고 심지어 죽이게도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에게 이 두 가지 경우 모두가 찾아올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이 위로가 가득할 때에 사탄은 이를 이용하려 한다. 마치 집 주인의 어린 아들이 세입자들에게 세를 받아 들고 있을 때 사기꾼이 다가와 어떻게 하든지 그에게서 돈을 빼앗으려고 수작을 부리는 것처럼 말이다. 사탄이 이처럼 기회를 엿보고 있다가 성도를 꾀어 이런저런 죄를 짓게 만든다. 그렇게 되면 곧 성도의 기쁨이 옆으로 새어나가게 된다는 것을 잘 아는 것이다.
베드로만큼 하늘로부터 놀라운 증언을 들은 사람이 있는가? 그리스도께서는 그를 복이 있는 자로 선언하시고, 그를 모든 성도들의 대표로 여기사 그에게 특별한 존귀를 베푸셨다. 그리스도께서 그런 놀라운 사랑과 존귀의 증표를 베드로에게 주셨으니 사탄이 악의로 그를 격동시키는 것이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사탄은 곧바로 베드로의 팔꿈치에 붙어서 그를 그리스도를 시험하는 도구로 이용하였다. 그리스도께서는 베드로를 향하여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라고 꾸짖으신다. 반석 같아 보이던 베드로가 사탄의 교묘한 책략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넘어지게 만드는 거치는 돌이 되어 버린 것이다.
다윗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그토록 놀라운 자비를 얻어 원수들을 무찔러 그의 왕위가 안정되었고, 정욕으로 사람을 죽인 죄도 용서함 받았고, 이제 평화로이 티끌에 그의 머리를 드리울 준비가 되어 있는 찰나에, 사탄이 끼어들어 그의 쾌청한 저녁에 구름을 드리우고, 백성들을 계수하도록 그를 시험하는 것이다. 사탄은 성도의 의복이 깨끗할 때에 그를 죄의 흙탕물 속에 던져 넣을 야망으로 가득한 것이다.
사탄이 시험을 강력하게 몰아붙일 무언가 대상물이 있을 때, 사탄은 하와가 나무 가까이 있을 때에 그녀를 공격한다. 그 나무 열매를 눈으로 보고 있을 때 작전을 개시하여야 그녀가 그의 시험을 막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다. 하와의 눈이 그녀의 마음을 움직여 무절제한 욕심이 생기게만 하면, 쉽게 일이 이루어진다. 그 대상물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그리스도인이 허용하게 되면, 사탄은 때가 되면 자기의 목적이 이루어질 것을 알고 속으로 쾌재를 부를 것이다. 그러므로 항상 조심하여야 한다.
죄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그 문가에 가지도, 앉지도 말아야 하는 것이다. 방황하는 눈으로 저 아름다운 여자를 바라보지 말라. 죄에 사로잡히지 않으려면 말이다. 마음에 둘 생각이 없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 행동이 감정을 낳는 법이다. 그리하여 어떤 이들은 처음에는 도무지 좋아할 수가 없다고 여기다가도 결국 그 여자들과 결혼에까지 이르게 되기도 했다.
- 윌리엄 거널, 「그리스도인의 전신갑주 1」, pp 15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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