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라일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은 교파를 초월한다 / 존 라일

강대식 2012. 4. 28. 21:23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요21:6).

이 말씀은 그리스도께서 사도 베드로에게 던지셨던 아주 의미 있는 물음이다.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가장 날카롭고 의미심장한 물음으로 남아 있다.

 

1. 참된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를 향해 갖는 특별한 정서는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이다.

 

참된 그리스도인이란, 단순히 세례 받은 남자나 여자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주일이면 형식적으로 교회에 가서 예배에 참석하고, 주중에는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것처럼 살아가는 사람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형식주의는 기독교가 아니다. 하나님을 모르면서 입술로만 드리는 예배는 참된 신앙이 아니다. “이스라엘에게서 난 그들이 다 이스라엘이 아니요”(롬9:6). 이 땅의 교회에 속한 모든 사람이 다 참된 그리스도인은 아니라는 말이다.

 

참된 그리스도인의 신앙고백은 마음과 생활에 자리한다. 마음에서 그것을 느낀다. 행실과 삶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증거된다. 자신의 죄악됨과 죄책, 사악함을 절감하고 회개한다.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자기 영혼이 꼭 필요로 하는 하나님이신 구주임을 알고 그분께 자신을 맡긴다. 옛 사람과 아울러 육신적 습관과 정욕까지도 벌서 버리고 새 사람을 덧입는다. 항상 세상과 육체와 마귀를 대적하는 새롭고 거룩한 삶을 산다. 그리스도야말로 그가 가진 신앙의 초석이다.

 

이 모든 것 외에도, 참된 그리스도인에게는 한 가지 더 특별한 것이 있다.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이다. 지식, 믿음, 희망, 경외함, 순종은 모두 참된 그리스도인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하지만 참된 그리스도인을 묘사할 때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을 빼놓는다면, 참된 그리스도인을 제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분을 알고 신뢰하고 순종할 뿐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그분을 사랑한다.

 

참된 그리스도인에게서 드러나는 이 특별한 표지에 대해 성경은 여러 차례 말하고 있다. “믿지 않는 사람”이 위험한 것 이상으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의 위험도 크다. 믿지 않는 것과 사랑하지 않는 것 모두 영원한 멸망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만일 누구든지 주를 사랑하지 아니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 우리 주여, 오시옵소서”(고전16:22).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변함없이 사랑하는 모든 자에게 은혜가 있을지어다”(엡6:24).

 

예수님이 친히 유대인들에게 하신 말씀을 들어보라. “하나님이 너희 아버지였으면 너희가 나를 사랑했으리니”(요8:42). 하나님의 독생자를 사랑하지 않는 자는 누구도 하나님의 자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셨다. 그리스도를 사랑하지 않는 자는 누구도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권리가 없다.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이 사실을 유대인에게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적용해야 한다. 그리스도를 사랑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자녀가 아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에서 부활하신 후 사도 베드로에게 하신 말씀을 들어 보라. 세 번이나 베드로에게 물으신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요21:15-17).

주님은 베드로가 세 번이나 거듭해서 지었던 죄를 조용히 상기시키고 계신다. 교회를 목양할 공적인 사명으로 회복시키시기 전에, 새로운 믿음의 고백을 이끌어 내고자 하셨던 것이다. “네가 나를 믿느냐?”가 아니고,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물으셨다. 그리스도인들의 모든 신앙이 여기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하지만, 사실 가장 예리한 물음이다. 이는 가장 못 배우고 가난한 사람도 이해할 만큼 쉽고 분명한 물음이지만, 가장 탁월한 사도가 가진 신앙의 실재를 가늠할 수 있는 물음이기도 하다. 만약 어떤 사람이 진실로 그리스도를 사랑한다면, 모든 것이 옳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

그리스도를 향한 이 특별한 정서의 비밀이 무엇인가? “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요일4:19).

 

참된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께서 자기를 위해 이루신 모든 일 때문에 그리스도를 사랑한다. 그리스도는 그를 대신하여 고난을 당하셨고, 십자가에서 죽으셨다. 그 피흘림을 통해 그를 모든 죄책과 죄의 권세와 그 결과로부터 구원하셨다. 그리스도는 성령을 통해 그를 부르시고,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과 회개와 믿음과 희망과 거룩에 이르게 하셨다. 모든 죄를 용서하셨을 뿐 아니라 깨끗하게 하셨다. 세상과 육체와 마귀의 속박에서 풀어 주셨다. 지옥의 낭떠러지에서 데려다가 좁은 길을 가게 하시고, 천국을 바라보게 하셨다. 흑암 대신에 빛을, 사망 대신에 생명을 주셨다. 참된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는가?

 

참된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께서 지금 하시는 일 때문에 그분을 사랑한다. 그는 그리스도가 날마다 자신의 무수한 허물과 죄악을 깨끗하게 하시며,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영혼을 위해 간구하시는 것을 느낀다. 날마다 영혼의 필요를 채우시고, 끊임없이 자비와 은혜를 더하신다. 날마다 성령으로 인도하시고, 연약하고 무지할 때마다 오래 참으시며, 넘어지고 자빠질 때마다 일으키시고, 무수한 원수들로부터 보호하시며, 그 영혼을 위해 천국에 영원한 거처를 마련하신다.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는가?

 

1)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은 구원하는 믿음과 분리될 수 없다.

2)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은 그리스도를 위한 모든 사역의 원천이다.

3)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은 우리의 자녀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주제이다.

4)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은 교파를 초월한 공통 접점이다.

5)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은 구원받은 영혼들이 천국에서 갖는 두드러진 표지일 것이다.

 

2.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을 알 수 있는 표지들

 

1)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을 생각하는 것이 즐겁다.

2) 그 사람에 대해 듣기를 좋아한다. 3) 그 사람이 써놓은 글 읽기를 좋아한다.

4) 그를 기쁘게 하려고 한다. 5) 그의 친구도 좋아한다.

6) 그의 이름과 명예를 더럽히지 않으려고 조심한다.

7) 그와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8) 항상 그와 함께 있기를 좋아한다.

 

- 존 라일, 『거룩』, (15장,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pp 481-4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