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백스터

구원하는 은혜의 사역이 여러분 영혼 속에 온전히 역사하고 있는가/ 리처드 백스터

강대식 2012. 7. 11. 22:29

여러분은 다른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구원하는 은혜를 전하면서도, 정작 여러분 자신은 그 은혜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여러분은 그 복음의 효과적인 사역을 하면서도, 정작 여러분 자신은 그 사역에 이방인이 된 것은 아닌지, 여러분은 구세주가 필요하다고 세상에 선포하면서도, 정작 여러분의 마음은 그분을 무시하고 그분에 대한 관심과 그분이 주시는 구원의 은혜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여러분 스스로 주의하라. 여러분은 다른 사람들에게 멸망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하면서, 정작 여러분 자신은 멸망하고 있지는 않는지, 여러분은 다른 사람들에게 양식을 준비하라고 하면서, 정작 여러분 자신은 기아에 허덕이고 있지는 않는지 여러분 스스로 주의하라.

 

많은 목회자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고통의 자리인 지옥에 가지 말라고 경고를 했으면서도, 정작 목회자 자신이 그곳으로 치닫고 있다. 또 많은 설교자들이 청중들에게는 지옥에 가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해 수백 번 주의하고 노력하라고 말했으면서도, 정작 그렇게 말한 많은 설교자들이 지금 지옥에 가 있다. 자신은 구원을 거부하면서 다른 사람들에는 구원을 제공한 사람들, 다시 말해 자신은 구원의 진리를 무시하고 능욕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구원의 진리들을 말해준 그 대가로, 하나님이 그들을 구원하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 않은가? 마치 많은 재봉사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주 귀한 옷들을 지어주지만 정작 자신들을 누더기를 입고 지내는 식이다. 많은 요리사들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는 가장 귀한 음식들을 장만하지만, 정작 자신은 자기 손가락만 빨고 있는 셈이다.

 

신앙을 고백하면서도 성화되지 못했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끔찍한 일은 설교자이면서도 성화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여러분이 성경을 펼 때마다 그 성경에서 혹시라도 여러분 자신에 대한 유죄판결문을 읽게 되지는 않을까, 마음 조리지는 않는가? 설교를 준비하며 설교를 작성할 때마다,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의 영혼을 고발하는 기소장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가? 여러분이 죄를 비판할 때, 오히려 그것이 여러분의 죄를 더 가중시키고 있지는 않는가? 오 가련한 인생이여! 자신을 대적하기 위해 연구하고 설교하고, 자기 인생을 자기를 정죄하는 과정에 쓰고 있는 인간이라니!

 

하나님께 버림받고,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지 못한 설교자야말로 이 땅에서 가장 불행한 피조물이다. 그들은 자신이 곤고한 것과 가련한 것과 가난한 것과 눈먼 것과 벌거벗은 것을 알지 못하기에, 나는 부자라 부요하여 부족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성경 말씀에 정통하고, 거룩한 사명들을 감당하면서, 공공연한 수치스러운 죄를 짓고 살지도 않으며, 하나님의 제단에서 봉사하면서, 성도들의 허물을 질책하고, 성도들의 마음과 생활이 모두 거룩해지도록 소리 높여 설교한다. 그런데 이런 거룩함이 철철 넘치는 가운데 멸망하게 되다니, 이 얼마나 더 처참한 일인가! 생명의 빵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먹기를 강권하면서도, 정작 우리 자신은 손에 생명의 빵을 움켜쥔 채로 굶어죽다니! 우리의 확신과 구원을 위한 수단으로 제정된 하나님의 규례들이 우리를 기만하는 계기가 되다니!

 

- 리처드 백스터, 『참된 목자』, pp 6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