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존 번연(1628-1688)의 솔직한 고백록이다. 이 책의 내용은 3단계로 기술되었다. 먼저 회심하기 전에 죄 가운데 빠져 지내던 모습이 가감없이 기록되어 있으며, 그 다음으로는 회심의 과정이 진술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회심 후에 겪은 시련과 결단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이 마지막 단계에서 두려운 시험의 물결에 휩쓸려 약 2년 반의 세월을 괴로워하다가 자신이 그리스도를 팔았다는 자책감에서 절정에 이르지만, 번연은 이 시험을 뚫고 일어나 마침내 은혜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다. 그 확신은 성도들이 새 예루살렘에 들어가는 감격적인 이상으로 표현된다.
번연의 초기 사역과 수감생활에 관한 이야기로 끝을 맺는 이 책은, 12년간의 수감생활(1660-1672년) 중 1666년에 기록되었다(그는 영국국교회 성직자 외에는 설교할 수 없다는 법조항을 어겼다는 이유로 투옥되었다. 영국국교회 신앙에 반기를 든 비국교도라며 핍박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이 기록된지 12년 후인 1678년에 그의 불후의 명작 <천로역정>이 출판되었다.
<천로역정>은 알레고리의 가면을 쓰고 <죄인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의 플롯을 재현한 작품인 것이다. <죄인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에 묘사된 환상의 순간들과 낙심의 기간들이 <천로역정>에서는 비유적인 용어들로 묘사된다. 이 책에 언급된 ‘벽에 난 좁은 틈’은 <천로역정>에서 무거운 짐을 진 크리스천이 통과해야 하는 ‘좁은 문’이 되고, 번연 자신의 ‘좌절’이라는 은유적 사슬이 ‘절망 거인’과 ‘의심의 성’으로 전환되며, 번연이 베드포드 행정관들 앞에서 받은 재판은 ‘크리스천’과 ‘믿음’이 ‘허영의 시장’에서 ‘선을 증오해 검사’에게 받은 재판으로 길이 남는다. 그 자체로도 걸작인 <죄인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는 <천로역정>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서론이다. 이 두 책은 자매편이라고 할 수 있다.
300여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진정한 회심의 길로 이끈 이 책이 당신의 회심 신앙의 기반을 굳건히 다져줄 것이다. 아무쪼록 이 책을 통해 죄인 괴수조차도 구원하시는 그리스도의 압도적인 은혜에 깊이 잠기기를 바란다. (이상은 규장 편집국장 김응국 목사의 글)
존 번연은 그의 삶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의 전시장’이다.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고--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고전1:27,28)라는 말씀처럼, 번연은 겨우 읽기와 쓰기만을 배운 가난한 땜장이 신분일 때 부름을 받았다. 은혜로우신 하나님은 욕설과 거짓말과 신성모독과 일락을 즐기는 것으로 허송세월하던 번연을 불러 수많은 영혼들을 그리스도께로 이끄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세우셨다. 정말 죄인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가 임한 것이다. 그는 평생 치열하게 회심신앙을 추구했다. 자신의 영적 자서전이요 고백록 격인 <죄인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는 자신의 체험을 통해 진정한 회심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번연은 회심에서 천성에 이르는 과정을 결코 평탄한 과정이 아니라 유혹과 시련과 핍박을 이겨나가야 하는 고투의 과정으로 본다. 이 신앙은 온실의 화초처럼 신앙생활하는 오늘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참된 회심신앙이다.
- 同書, 겉표지와 서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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