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복

영성의 산실은 교회이다 / 이태복

강대식 2012. 9. 12. 08:05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영성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거듭나야 하고 개인적으로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는 삶도 살아야 하지만, 하나님의 가정 안에서 하나님 아버지의 지속적인 돌봄을 받고 한 믿음 안에서 형제자매가 된 다른 그리스도인들의 사랑과 돌봄을 받는 일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 하나님의 가정이 교회이다. “이 집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교회요 진리의 기둥과 터니라”(딤전3:15)

 

교회는 하나님 아버지의 집이다. 교회는 하나님께서 자녀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아 신령한 양식을 먹이시고 올바른 도리를 가르치시는 거룩한 집이다. 교회 안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으 영성을 형성해 주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선포되는 말씀과 눈에 보이는 성례, 특별히 주의 만찬이다. 둘째, 세사의 분주한 모든 일에서 벗어나 교회에 함께 모여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는 주일이다. 셋째, 한 교회에 속한 성도들이 서로의 영성을 돌보는 성도의 교제이다.

 

하나님께서는 교회 안에 가르치는 직분자들을 세우시고, 그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진리를 더 풍성하게, 그리고 더 능력 있게 가르쳐 주심으로써 우리를 양육하신다. 엡 4장에서 사도 바울은 교회의 공적인 설교와 가르침을 잘 배울 때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고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게 된다고 선포한다. 성도가 온전하게 되고봉사할 수 있도록 성장하는 것, 그리스도의 몸이 세워지는 것, 하나님을 믿는 이로가 아는 일에 하나가 되는 것, 사람의 속임수와 간사한 유혹에 빠지거나 온갖 교훈의 풍조에 밀려 요동하지 않게 되는 것. 이 모든 열매가 교회의 공적인 설교와 가르침을 통해서 우리에게 주어진다고 성경은 강조한다.

 

그러므로 교회를 통하여 영성을 형성할 때, 가장 먼저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교회의 공적인 가르침이다. 우리는 교회의 공적인 가르침을 소중히 여기며 성실히 배우고, 그것이 실제로 우리의 마음과 삶에서 이러한 열매들을 풍성히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하나님의 은혜를 구해야 한다.

 

주의 만찬은 설교를 통해 전해진 구원의 복음을 눈으로 보고 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교회에서 선포되는 말씀의 핵심은,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인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셨다는 복음이다. 이 진리가 설교를 통해서 우리의 마음에 새겨질 때 영성이 강력하게 형성된다. 그런데 주의 만찬은 이렇게 설교를 통해서 들은 핵심 메시지를 우리에게 감각적으로 보여 준다. 주의 만찬은 복음설교만큼이나 우리의 영성을 강력하게 형성해 줄 수 있다.

 

우리가 피해야 할 두 가지 극단이 있다. 한 가지 극단은 선포되는 말씀을 소홀히 여기고 주의 만찬에만 매달리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수없이 많은 설교와 가르침을 베풀어 주셨다. 그러나 성찬식은 단 한 번만 베풀어졌다. 그러므로 선포되는 말씀을 소홀이 여기고서 주의 만찬에만 매달리는 사람들은 주님의 모본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사람들이다. 또 한 가지 극단은 주의 만찬은 형식적으로 대하면서 선포되는 말씀에만 매달리는 것이다. 예수님은 친히 주의 만찬을 제정해 주시면서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눅22:19)라고 당부하셨다. 그러므로 주의 만찬을 형식적으로 대하는 것은 그것을 제정해 주신 주님을 모독하는 것이요, 주의 만찬이 나타내는 바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함부로 짓밟는 짓이다.

 

하나님께서는 교회를 통하여 자녀들을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양육하실 때 ‘주일’이라고 부르는 특별한 날을 중요하게 사용하신다. 이날에 하나님은 세상에 흩어져 살던 자기 자녀들을 하나님의 집인 교회로 불러 모아 교회 안에서 그들을 특별하게 돌보신다. 이날을 지키는 것이 얼만 중요한지,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십계명 중 네 번째 계명으로 삼으셨다.

 

하나님께서는 안식일을 구별하여 거룩하게 지키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많이 약속하셨다. 이사야 56장 말씀은 비록 이방인일지라도 안식일을 지키는 사람들에게는 어마어마한 복이 약속되어 있음을 보여준다(56:5,7). 이 세상에서의 영성 생활에 특별한 은혜를 주고, 또 영원히 하나님과 함께 살 수 있는 복을 주겠다고 약속하신 것이다.

 

반면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지 않는 것은 언제나 영성의 퇴보와 하나님의 진노를 불러온다. 특히 구약의 선지서를 자세히 읽어 보면, 이스라엘의 영성이 땅에 떨어져 있을 때마다 그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올라가 보면 언제나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지 않았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하나님께서 교회를 통하여 자기 자녀들을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양육하실 때 중요하게 사용하시는 또 하나의 방법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서로의 영혼을 돌보고 격려하며 세워 줄 수 있는 성도의 교제이다.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행2:42). 모든 그리스도인은 교제를 통해서 힘을 얻어야 살 수 있다. 흩어져 있던 성도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돌아보녀서 사랑과 선행을 격려할 때, 우리의 마음이 강건해지고 선한 일에 더 큰 열심을 품게 된다.

 

성도의 교제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명령이다. 필수 사항이다. 우리가 교회생활 가운데 만나고 대화하는 평범한 성도들과의 교제 속에도 우리의 영혼에 꼭 필요한 보화들이 담겨 있다. 헛된 대화나 세속적인 대화로 귀한 교제를 낭비하고 우리의 영혼을 더럽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개인적인 삶에서 영성을 형성하는 세 가지 방법, 곧 성경 연구와 묵상과 기도가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교회 안에서 영성을 형성할 때에도 중요한 세 가지, 곧 선포되는 말씀과 주의 만찬, 주일 성수, 그리고 성도의 교제가 항상 함께 있어야 한다. 삼각형지 되기 위해서는 세 변이 서로 맞닿아 있어야 하는 것처럼, 이 세 가지가 항상 함께 있어야 우리의 영성이 바르고도 강력한 영성으로 성장할 수 있다.

 

- 이태복, 『영성 이렇게 형성하라』, pp 249-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