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

교황은 높여진 그리스도가 아니라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의 대리자가 되어야 한다/ 루터

강대식 2014. 9. 18. 08:50

교황들과 추기경들과 모든 학자들이 그리스도와 그의 교회를 사랑한다면 당연히 밤낮으로 전심해야 할 일들이 있다. 공의회는 이 일들을 논의해야 한다. 그러나 만일 그들이 이 의무를 도외시한다면, 파문과 위협에 개의치 말고 평신도들과 세속적인 당국자에게 이 일을 행하게 하라. 우리는 깨어서 사람들보다 오히려 하나님을 두려워하자. 그리하여 로마교도들의 수치스럽고 악마적인 지배로 인하여 너무나도 애석하게 잃어버린 모든 가련한 영혼들의 운명을 당하지 않도록 하자.

 

그리스도의 대리자이며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라고 스스로 자랑하는 그리스도교계의 통치자가 이런 면에서 어느 제왕이나 어느 황제도 그와 대등하거나 가까이 할 수 없으리만큼 세속적으로 뛰어난 생활을 한다는 것과 또 가장 거룩하고”, “가장 영적이이라는 칭호를 내세우는 자가 세상 자체보다도 더 세속적이라는 것은 두렵고도 놀라운 일이다.

 

가장 위대한 제왕들이라도 홑겹의 왕관 밖에 쓰지 않는데 교황은 2중의 관을 쓴다(교황관은 11세기부터 비롯된다. 14세기부터는 삼중 왕관이 생겨났다. 이것은 교황의 관이 모든 속권 위에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다). 만일 이것이 그리스도의 빈곤이고 사도 베드로의 빈곤이라면 이것은 하나의 새로운 유형의 것이다. 거기에 거슬리는 말을 하면 그들은 이단이라고 부르짖는다. 그러나 그 이유는 이러한 일이 얼마나 비그리스도교적이고 불경스런 일인가를 그들이 듣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교황이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에게 기도를 드리려면 이러한 왕관들을 벗어버려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 하나님께서는 교만을 용납하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사실 그의 직무는 그리스도교계를 위하여 날마다 울고 기도하는 일과 모든 겸손의 본을 세우는 일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교황의 이러한 허식은 하나의 죄이며, 교황은 자신의 영혼의 구원을 위하여 이러한 허식을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사도 바울이 거리끼게 하는 것은 모든 외적인 모양까지도 버리라”(살전5:22)고 말하며, 또 로마서 12장에서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 앞에서까지라도 선을 도모하라”(17)고 말하기 때문이다.

 

교황도 보통 주교의 관으로 족할 일이다. 그가 다른 사람보다 위대해야 할 덕목은 지혜와 거룩함이다. 그는, 그의 선인들이 여러 세기 전에 행한 것처럼 교만의 왕관을 적그리스도에게 돌려야 한다. 교황은 이 세상의 주라고 한다. 이것은 거짓말이다.

 

왜냐하면 교황이 그의 대리자와 역원이라고 스스로 자랑하는 그리스도께서 빌라도 앞에서 말씀하시기를 내 나라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니다”(18:36)라고 하셨으며, 또한 아무 대리자의 지배도 주인의 지배보다 더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교황은, 높여진 그리스도가 아니라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의 대리자이다. 이것은 바울이 말하기를 나는 너희 중에서 그리스도, 다만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하였다”(고전2:2)고 하고, “그러므로 너희는 자신을 비우시고 종의 모양을 입으신 그리스도 안에서 보는 바대로 너희를 생각하라”(2:5-7)고 하며, 우리는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전했다”(고전1:23)고 하는 바와 같다.

 

지금 로마교도들은 교황을 나흘로 높여진 그리스도의 대리자로 만들었으며 또한 그들 중 더러는 악마로 하여금 자기들을 완전히 지배하게 하여 교황이 하늘의 천사들보다 위에 있고 또 그 천사들을 다스릴 권위를 가진다고 주장하였다. 실로 이러한 것은 바로 적그리스도 자신의 행위인 것이다.

 

- 마르티 루터, 종교개혁 3대 논문, pp 4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