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거스틴

어거스틴, 「하나님의 도성」, 제4권, 정의가 없는 왕국은 강도떼와 얼마나 유사한가?(강의안5)

강대식 2015. 6. 23.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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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저자는, 로마제국의 범위와 긴 기간은 유피테르나 이교도 신들 덕택이 아니라 한 분인 참 신, 지복의 창시자인 그분의 권능과 판단에 의해 세상의 왕국이 세워지고 유지된다고 증명한다.

 

3. 오직 전쟁을 통해서만 획득될 수 있었던 제국의 확장이 현자들이나 행복한 사람들이 받는 축복으로 생각될 수 있는가?

 

이제 저들이 어떻게 하여, 로마제국이 그토록 크게 확장되고 오래 지속되는 이유를 저속한 연극의 외설적인 행태와 저속한 인간들의 봉사에 의해서 적절한 숭배를 했다고 주장하는 신들에게 감히 돌리는지 알아보자. 그러나 나는 먼저 다음과 같은 간단한 질문을 던지고 싶다. 즉 외란이든 내란이든 항상 사람들의 피가 흐르는 전쟁의 참상 속에서 공포의 그림자와 잔인한 야욕 아래에서 살아가면서 기쁨을 얻었다고 한들, 갑작스럽게 산산 조각 나지나 않을까 와들와들 떠는 유리잔의 부서기기 쉬운 광채에 비유될 수 있는 형편에 처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한다면, 제국이 확대되고 위대해졌다고 하여 자랑하는 것이 과연 이성적이며 신중한 자세일 것인가?

 

보다 분별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공허한 자랑에 우둔해지지 않도록 하고, “민족” “왕국” “속주와 같이 거창하게 들리는 단어들로 인하여 우리의 주의력이 둔감해지지 않도록 하자. 두 사람이나 두 가족이나 두 민족이나 두 왕국에도 평안의 척도가 똑같이 타당하게 사용될 수 있다. 아무런 편견없이 조심성 있게 그 척도를 적용시켜 보면, 어느 쪽에 단지 외양만의 행복이 있으며 어느 쪽세 진정한 행복이 있는지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러므로 참된 하나님을 경배하며 올바른 의식과 진실된 도덕성으로 그분을 섬기는 사람들이라면, 오랫동안 널리 그리고 멀리 지배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일은 그들 자신에게 유익하다기보다는 그들이 다스리는 사람들에게 더 이점이 있다. 왜냐하면 통치자 자신들과 관계해서 보면, 하나님의 큰 은사인 경건과 고결성이 진정한 행복과 현세에서의 복된 삶과 내세에서의 영생을 만족시켜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세상에서의 선한 사람들의 지배는 자신에게보다는 사회 전체에 유익이 된다.

 

그러나 악인들의 재배는 통치하는 자신들에게 주로 해가 미친다. 왜냐하면 그들 아래에 예속된 사람들은 자신들의 불의에 의하여 상처를 입을 따름이지만, 지배권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악을 행함으로써 스스로의 영혼을 파괴시키기 때문이다. 의로운 사람에게는 불의한 지배자가 부과하는 모든 해악은 죄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덕성에 대한 시금석이다. 그러므로 선인은 비록 노예라고 할지라도 자유롭다. 그러나 악인은 비록 지배권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노예, 그것도 한 사람이 아니라 훨씬 더 슬프게도 자기가 지닌 악행의 수만큼 많은 주인의 노예이다. 이러한 악덕과 관련하여 성경은 누구든지 진 자는 이긴 자의 종이 됨이니라”(벧후2:19)고 말하고 있다.

 

4. 정의가 없는 왕국은 강도떼와 얼마나 유사한가?

 

강도떼 역시 그 자체로는 작은 왕국이지 않은가? 한 사람의 두목에 의하여 지배되며, 결합체의 규약에 의하여 조직되어 있으며, 약탈물은 일정한 원칙에 의하여 분배된다. 만약 악당이 무뢰한들을 가입시킴으로써 큰 무리를 이루어 어떤 지역을 확보하고 거주지를 확정하고 도성들을 장악하고 민족들을 굴복시킬 지경이 된다면, 왕국이라는 이름을 아주 용이하게 획득하게 된다. 사실 알렉산더 대왕에 의하여 사로잡힌 어떤 해적이 그에게 준 대답이 바로 이와 같았다. 즉 대왕이 해적에게 무슨 의도로 바다에서 남을 괴롭히는 짓을 하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거침없이 다음과 같이 답변했던 것이다. “그것은 당신이 온 세상을 괴롭히는 의도와 같습니다. 단지 저는 작은 배를 가지고 그런 짓을 하므로 해적이라고 불리고, 당신은 큰 함대를 가지고 그런 짓을 하므로 황제라고 불리는 차이가 있을 따름입니다.”

 

5. 왕의 위엄과 유사한 권세를 가졌던 도망친 검투사들에 관하여

 

나는 노물루스가 어떤 부류의 사람드을 끌어모았느냐는 문제를 논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말하려는 것은 많은 나라를 굴복시킴으로써 이미 대국이 되었고 다른 모든 나라의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로마 제국이, 캄파니아에 있는 양성소로부터 도망친 한 주먹만큼의 검투사들이 대군을 징집하고 세 명의 장군을 임명하고, 아주 널리 그리고 잔인하게 이탈리아를 유린했다는 이유로 크게 놀라며, 아주 많은 어려움을 겪고서야 엄청난 재난을 모면했다는 것이다.

 

만약 아주 짧은 기간만 지속되는 은혜라 할지라도 신들의 도움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한다면, 이들 검투사들은 적지않은 도움을 받은 셈이다. 그들은 노예신분의 사슬을 끊어 탈주하여 도망쳤고, 우두머리의 의지와 명령에 순종하여 대부분의 로마인들이 두려워했던 아주 강력한 대군을 징집했으며, 수 명의 로마 장군들에 의해서도 진압되지 않은 상태로 많은 지역을 장악했으며, 아주 많은 승리를 거둔 후에 자기들의 원하는 모든 쾌락을 향유했으며, 자기들의 욕망대로 행동했으며, 결국 로마인들이 엄청난 어려움을 겪으면서 진압할 때까지 오만하고 위풍당당하게 생활했던 것이다.

 

6. 보다 넓은 영역을 지배하기 위하여 이웃나라와 처음으로 전쟁을 일으킨 니누스 왕의 야망에 관하여

 

유스티누스는 민족과 국가의 역사가 시작될 때에 왕국은 개별통치자의 고유한 영토의 범위 안에 제한되어 있었다. 아시리아의 니누스 왕이 지배욕 때문에 과거의, 사실상 전래의 관습을 변화시켰는데, 이는 그 당시로서는 새로운 현상이었다. 그는 이웃 나라에 대해 최초로 전쟁을 벌였고, 저항하도록 훈련되지 않은 여러 민족을 넘어 멀리 리비아 국경까지 지배권을 확장시켰다.”라고 그의 저술을 시작한다.

 

그 왕국은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어 로마 제국이 아직 그 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연대기를 연구한 사람들에 따르면, 그 왕국은 니누스가 통치하기 시작한 첫 해부터 미디아인에게로 지배권이 넘어갈 때까지 1,240년 간이나 존속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기에게 아무런 해도 입히지 않은 민족을 단지 지배욕 때문에 쳐서 복종시키는 것은 대규모의 강탈행위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7. 초기의 왕국들은 신들의 도움을 받아 흥하고, 그들로부터 버림받아 망하게 되었는가?

 

아시리아 왕국이 신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그토록 확장되고 오래 지속되었다면, 로마 제국의 영토가 광대해지고 장기간 지속된 사실이 로마 신들 덕분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냐하면 아시리아의 경우에 원인이 무엇이든지 간에, 로마의 경우에 있어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들이 만약 아시리아의 번영 또한 신들의 도움으로 가능했다고 주장한다면, 나는 어떤 신들의 도움인지 묻고 싶다. 왜냐하면 니누스가 정복한 나라들도 그 당시에 아시리아와 동일한 신들을 숭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혹은 아시리아인들이 그들 자신의 신들, 말하자면 제국을 건설하고 보존하는 데 보다 능숙했던 기술자들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들이 제국을 상실할 때는 신들이 이미 죽었다는 말인가?

 

결국에는 신들이 편을 바꾸었든지 도망갔는지 이주했든지 전투에서 패배당했든지 어떠한 경우이든, 이런 왕국들이 전쟁에서 엄청난 파멸을 당함으로써 멸망하고 지배권을 넘겨 주었을 때, 아직도 그 지역에 그리스도의 이름이 선포되지 않았다. 만약 1200년이 지난 후 아시리아 왕국이 파멸당할 무렵에 그리스도교가 이미 또다른 영원한 왕국을 전파하고 거짓 신들에 대한 불결한 숭배행위를 멈추게 했었더라면, 그 나라에 있는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토록 오래 유지된 왕국이 멸망당한 원인이 자기들의 종교를 버리고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았겠는가?

 

우리의 반대자들로 하여금 그처럼 어리석은 말 속에서 자기들과 유사점을 찾아보도록 하여라. 그들도 역시 동일한 불평을 말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들 안에 수치심을 가지고 있다면, 부끄러운 줄 알 것이다. 로마 제국은 다른 나라로 교체되었다기보다는 해를 당했을 뿐인데, 이런 일은 그리스도의 이름이 전해지기 전에도 발생되었다. 로마가 그런 고통을 겪은 이후에 다시 회복한 것을 보면, 우리는 이번 경우도 회복될 수 없다고 낙심할 필요는 없다. 이 문제에 관한 하나님의 뜻을 그 누가 알겠는가?

 

12. 신이 우주의 영혼이고 우주가 신의 몸이라고 생각했던 자들의 견해에 관하여

 

그렇다면 그는 영혼과 몸을 구성하는 하나의 살아있는 존재여야 한다. 그리고 그 동일한 신은 자신 안에 만물을 포함하는 자연의 자궁과도 같다. 그리고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생명과 영혼은 각자 탄생하는 방법에 따라 전체에 생기를 불어넣는 신의 영혼으로부터 파생되므로, 신의 일부가 아닌 것이 전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이 말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어디를 디디고 있든지 신의 일부를 밟고 있는 셈이 된다. 살아있는 생명체를 도살할 때 신의 일부가 살해되어야 하는 것과 같은 아주 불경스럽고 불신앙적인 결론이 생기게 된다는 것을 어느 누가 모를 수 있을까?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머리에 떠오르는 일을 수치심 없이는 언급할 수 없으므로 다 말하고 싶지 않다.

 

15. 선한 사람들이 통치영역을 확장하기를 바라는 일이 적합한가?

 

제국의 성장은 오히려 그들 자신이 정당한 전쟁의 대상이 되어야하는 자들의 악의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이웃 민족들이 평화를 지키고 항상 정의롭게 처신하며 결코 악으로써 도발을 감행하지 않았다면, 로마제국은 사실 소국으로 남아있어야 했을 것이다. 만약 모든 왕국이 소규모이고 이웃과 조화롭게 기쁨을 나누었더라면, 인간사는 보다 더 행복했을 것이다.

 

20. 신적 속성이 정당하게 부여되었더라면 마찬가지로 숭배되어야 했을 다른 훌륭한 성질은 간과된 채, 이교도들이 신전과 거룩한 의식으로 숭배한 덕과 믿음에 관하여

 

저들은 덕을 여신으로 만들었다. 실로 덕이 여신이라면, 많은 다른 신들보다 선호되어야 했을 것이다. 사실 그것은 신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유일하게 그것을 줄 수 있는 그분께 기도로써 그것을 구하고, 모든 거짓 신들을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무슨 이유로 믿음이 여신으로 신앙되며 신전과 제단을 받는가? 믿음을 인정하는 지혜를 가진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 안에 믿음을 위한 거처를 마련할 것이기 때문이다. 참된 하나님을 믿도록 하는 것이 믿음의 중요하고 가장 큰 기능이라는 점을 고려해 보면, 저들은 믿음이 무엇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저들은 덕을 네 부분, 즉 지혜, 정의, 용기, 절제로 나누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믿음이 여신이라면, 수많은 신들을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저들이 수많은 다른 신들에게도 동일하게 신전과 제단을 봉헌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써 잘못 행하고 있는 이유를 나는 알 수 없다. 절제는 여신이 될 자격이 없는가? 용기는 무슨 이유로 여신이 아닌가? 신중함과 지혜는 무슨 이유로 신들 사이에 자리잡을 자격이 없는가?

 

21. 저들은 덕과 행복이 하나님의 선물임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덕과 행복에 만족했어야 했다

 

이런 신들을 만든 것은 진실이 아니라, 어리석음이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참된 하나님의 선물이지, 그 자체로 여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아가 덕과 행복이 있는 곳에서 다른 무엇을 추구하겠는가? 덕과 행복이 만족시키지 못하는 사람은 어떤 무엇이 만족시킬 수 있겠는가?

왜냐하면 덕은 우리가 행할 필요가 있는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고, 행복은 우리가 바랄 필요가 있는 모든 것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를 얻기 위하여 유피테르가 숭배되어야 한다면 제국이 확대되고 유지된 것이 선한 무엇이라면, 그것은 동일한 종류의 이런 행복에 속하기 때문이다 덕과 행복은 여신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이해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러나 이 두 가지가 여신으로 판단된다면, 적어도 다른 엄청나게 많은 신들이 추구되지 말아야 한다. 저들이 상상력을 통하여 다양한 신들과 여신들 사이에 배분시킨 모든 직책을 염두에 두면서, 저들로 하여금 할 수 있으면 덕과 행복을 소유한 사람에게 어떤 신이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찾아보게 하라. 덕 안에 이미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는데 머큐리나 미네르바로부터 어떤 교훈이 얻어질 수 있는가?

 

사실 고대인들은 덕을 올바르고 잘 사는 기예(技藝) 자체로 정의내렸다. 따라서 덕이 그리스어로 아레테(Arete)로 명칭을 얻었기 때문에, 거기에서 라틴어인 ars(예술,art)가 파생되었다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덕이 현명한 사람에게만 임한다면, 사람들을 신중하고 예민하게 만드는 아버지같은 남신인 카티우스는 펠리키타스가 이런 성질을 부여해주는 형편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왜냐하면 현명하게 태어난다는 것은 행복에 속하기 때문이다. 여신인 펠리키타스는 현명한 아이들이 태어나도록 호의를 베풀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산모가 펠리키타스를 곁에 두고 있다면, 순산할 뿐만 아니라 훌륭한 자녀를 얻게 될텐데 루키나를 부를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갓 태어난 아이를 여신인 오피스에게, 울고 있는 아이를 남신인 바티카누스에게, 요람에 누워있는 아이를 여신인 쿠니나에게, 젖먹는 아이를 여신인 루미나에게, 착한 마음씨를 갖도록 하기 위해 여신인 멘스에게, 좋은 짝을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결혼의 신들에게, 아주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농촌의 신들, 특히 여신인 프룩테스카에게, 전쟁을 잘 하도록 하기 위해 마르스와 벨로나에게, 승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여신인 빅토리아에게, 많은 돈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남신인 아이스쿨라누스와 그의 아들인 아르겐티누스에게 위탁할 이유가 무엇인가?

 

32. 지배자들은 어떤 이익을 위하여 피지배층들 사이에 거짓 종교가 계속 되기를 바랐는가

 

바로는 신들의 계보에 관한 주제에서 일반 사람들이 자연철학자들에게 보다는 시인들에게 더 귀를 기울인다고 말하고, 그 때문에 그들의 선조인 과거의 로마인들이 신들의 성별과 계보를 믿었고 그들의 결혼을 확정지었다고 말한다. 그런 일은 확실히 종교문제에서 사람들을 기만하고 또 그런 일에서 속이는 것을 가장 큰 욕망으로 삼고있는 악마들을 숭배할 뿐만 아니라 모방하는 것이 현자들과 학자들의 의무라는 이유 때문에 생겨난 듯이 보인다. 왜냐하면 악마들이 자기들이 속이고 기만하는 사람들만 소유할 수 있듯이, 공정하지 않고 악마같은 지배자들도 자기들이 거짓임을 알고 있는 그런 것들을 종교라는 이름으로 사실이라고 받아들이도록 사람들을 설득해왔기 때문이다. 그들은 사실상 이렇게 하여 사람들을 국가사회에 결박시키고, 그들을 신민으로 소유하려고 했던 것이다. 연약하고 학식없는 사람들 중에 지배자들과 악마들의 기만을 동시에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 수 있었겠는가?

 

33. 모든 왕들과 왕국의 때는 참된 하나님의 판단과 능력에 의하여 결정되었다

 

홀로 참된 하나님이시므로 행복을 창조하고 베푸는 그 하나님은 지상 왕국들을 선인에게도 주시고 악인에게도 주신다. 그는 행운이 아니라 하나님이기 때문에 이런 일을 성급하게, 사실상 우발적으로 하지 않고, 우리에게는 감취어져 있고 그분만이 알고 있는 사물과 때의 질서에 의하여 하신다. 그러나 그분은 때의 질서에 종속되어 묶여있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주인으로서 통제권을 갖고 있으며, 주인으로서 다스리며, 통치자로서 명령하신다. 그분은 단지 선인에게만 행복을 베푼다. 신하든지 왕이든지 공평하게 행복을 소유할 수도, 소유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행복이 완전하게 향유되는 것은 왕도 신하도 없는 그런 생활에 가서야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지상 왕국을 선인에게도 악인에게도 주신 이유는 아직도 연약한 상태에 있는 숭배자들이 이런 선물을 어떤 중요한 것처럼 탐내어 간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것이 그 안에 신약을 감추고 있던 구약의 신비이다. 구약에서는 약속과 선물이 세상적인 것들을 대상으로 하기는 했지만, 심지어 그때에도 영적인 이해력을 가진 사람들은 비록 만인이 듣도록 선포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현세적인 재물에 의하여 영원이 예시되었음을 알았다. 그런 사람들은 또한 진정한 행복이 하나님의 어떤 선물에서 발견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34. 한 분이신 참 하나님에 의하여 건립되었으며, 유대인들이 진정한 종교에 머물러 있었더라면, 그분의 힘으로 존속되었을 유대인들의 왕국에 대하여

 

그러므로 더 나은 것들을 상상할 수 없는 사람들이 숨을 헐떡이며 추구하는 세상적인 좋은 것들이, 전에 로마인들이 숭배할 만하다고 믿었던 수많은 거짓 신들에게서가 아니라, 한 분 하나님의 능력 안에 남아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도록 하기 위해, 그분은 당신의 백성을 이집트에서 미약한 숫자로부터 증가시키고 놀라운 이적을 통하여 그들을 그곳에서 건져내셨다. 그들의 후손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증가되고 있을 때, 유대 여인들은 루키나를 부르지 않았다. 그리고 민족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증가되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박해하며 모든 어린이들을 죽이려는 이집트인들의 손에서 친히 그들을 건져내고 친히 구원하셨다.

 

유대 어린이들은 여신인 루미나 없이도 젖을 빨았고, 쿠니나 없이도 요람에 들었으며, 에두카와 포티나 없이도 음식을 먹고 마셨다. 그들은 어린 시대를 돌보는 신들 없이도 교육받았으며, 결혼을 담당한 신들 없이도 결혼했으며, 프리아푸스를 숭배하지 않고도 부부관계를 맺었으며, 넵튠을 부르지 않아도 그들이 지나가도록 바다가 열렸다가 파도가 다시 돌아옴으로써 그들을 뒤좇은 적들을 뒤덮었다. 그들은 하늘로부터 만나를 받을 때 만니아라는 여신을 성별하지도 않았고, 갈증을 느끼던 그들에게 지팡이로 맞은 바위가 물을 뿜어낼 때에 그들은 님프와 림프를 숭배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마르스와 벨로나에 대한 미친 듯한 의식이 없이도 전쟁을 수행했으며, 전쟁에서 이기고 승리했을 때 그것을 여신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세게티아 없이도 수확물을 얻었으며, 부보나 없이도 소를, 멜로나 없이도 벌꿀을, 포모나 없이도 사과를 얻었다.

 

그들은 한 마디로 로마인들이 엄청나게 많은 무리의 거짓 신들에게 요청해서 얻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을 한 분 참된 하나님으로부터 훨씬 더 행복하게 얻어냈던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들이 불경건한 호기심으로 인하여 마술같은 것으로 유혹되며 이상한 신들과 우상들에게로 끌리며 결국에는 그리스도를 죽임으로써 하나님께 범죄하지 않았더라면, 그들의 왕국은 온존했을 것이며, 비록 로마보다 경계가 넓지는 않다고 할지라도 더 행복했을 것이다.

이제 그들은 거의 모든 땅과 모든 민족 사이에 흩어져 있는데 그것도 한 분 참된 하나님의 섭리를 통해서이다. 하나님은 이로써 온갖 곳에서 거짓 신들의 신상과 제단과 거룩한 정원과 신전이 파괴되고 그 희생제사가 금지될 때, 그것이 오래 전에 그들의 책에서 예언자들에 의하여 예언되었으며, 그리하여 그런 내용이 우리의 성경에서 읽혀질 때 그리스도인들이 꾸며냈다고 믿을 이유가 없도록 만들기를 원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