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도 아카데미

로이드 존스, '빌립보서 강해', 21장 성도의 교제 (김영희)

강대식 2020. 5. 21. 18:13

21 장 성도의 교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성도에게 각각 문안하라 나와 함께 있는 형제들이 너희에게

문안하고 모든 성도들이 너희에게 문안하되 특히 가이사의 집 사람들 중 몇이니라

(4:21-22)

 

- 이런 인사는 사도의 모든 서신에 등장하는 것이지만 유독 이 인사가 흥미로운 것은, 특별히 아름다운 초대교회의 삶과 특징이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성경에 나오는 이런 모습을 되찾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교회에 가장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들곤 한다. 전체적으로 교회가 형식적이고 관습적이 되어버렸다는 것, 거의 죽어 버렸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신약성경의 본문들을 읽어 보면, 그 당시 성도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교제를 나누었으며 함께 모여 하나님을 예배하고 복음을 살펴보며 삶을 나누었는지 알 수 있다. 신약교회는 일차적으로 한 뜻을 가진 자들의 모임이었다. 친밀감과 사랑의 분위기가 넘치는 모임이었다. 그들에게 형식은 중요치 않았으며, 그들의 관심은 본질에 있었다. 그들은 어디든 모일 수 있는 곳에서 모였고, 함께 모인 자들이 곧 교회를 이루었다.

 

여기에서 금방 눈에 띄는 것은 교제의 활기찬 모습과 연합의 정신이다. 그들은 서로에 대한 관심과 염려와 놀라운 사랑으로 하나가 되었던 것 같다. 빌립보 그리스도인들은 로마 그리스도인들을 염려했고 로마 그리스도인들은 빌립보 그리스도인들의 안부를 물었다. 이 또한 그리스도인의 신분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간절히 서로를 도우려 했고, 모든 민족에게 복음 전파하는 일을 거들려 했다. 이처럼 교회는 진정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사실, 위대하고 영화로우신 머리와 지체들이 특별하게 연합되어 있으며 각 지체들도 서로 특별하게 연합되어 있는 몸이라는 사실을 이 간단한 인사말은 분명하게 강조하며 부각시키고 있다.

 

-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성도에게 각각 문안하라---모든 성도들이 너희에게 문안하되 특히 가이사의 집 사람들 중 몇이니라” - 두 구절은 교회와 교인들의 모습을 보여 준다.

1. 첫째,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성도가 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성도라는 말을 들으면 특별한 유형의 교인이 떠오르지 않는가? 오늘날 교회가 사용하는 성도의 의미는 신약성경에서 사용한 의미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신약성경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난 태도이다. 신약성경은 모든 그리스도인, 모든 교인이 성도라고 가르친다. 성도란 구별된 사람, 거룩한 사람이라고 성경은 말한다.

 

성도는 전능하신 하나님이 세상에서 따로 불러내신 사람이다. 우리는 죄와 허물 가운데 태어났다.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임하여 우리를 사로잡아 따로 구별했다. 하나님은 그런 자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시며, 아주 특별한 목적에 그들을 사용하신다.

이러한 성도의 일차적인 의미를 명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할 일부터 생각해서는 안 되며 우리가 누구인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내 생각 속에 하나님이 계시고 내 안에 그를 더 참되게 섬기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면 나는 성도가 맞다. 이처럼 그리스도인, 교회, 성도는 하나님이 자신의 크고 영광스러운 목적을 위해 따로 구별하신 사람들, 특별한 사람들이다. 그 다음에 필연적으로, 이 사실을 깨달은 자는 거룩한 삶을 살고자 한다는 것이다.

 

성도의 두 번째 의미는 거룩하고 경건한 삶,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고자 애쓰는 사람이다. 강조점은 우리의 노력에 있지 않고 하나님이 우리를 구별하셨다는 인식과 자각에 있다. 그리스도인은 세상 사람들과 다른 특별한 사람들, 하나님이 행하신 일이 있기에 특별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구별된 무리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기쁘게 여겨야 한다.

 

2. 누구나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다.

바울은 유대인이었고, 그의 동역자들은 의사 누가, 또 한 사람은 데마였다. 로마에는 유대인도 있었지만 다수는 이방인이었다. 가이사 집안의 사람들은 노예도 있었고 자유인도 있었을 뿐 아니라 황제와 관련된 귀족도 있었다.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다. 이것이야말로 교회의 가장 영광스러운 특징 중 하나이다. 이것은 결국 하나님의 행동이 우리를 그리스도인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교회에는 항상 온갖 유형의 각기 다른 성격과 기질의 소유자들이 있었다.

 

특히 가이사의 집 사람들 중 몇이니라 가이사의 집 사람들, 고대 황실 특유의 삶을 살았을 황제의 집안 사람들이 교인 중에 있으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목회를 하면서 가끔씩 처리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 그리스도인 부모들이 자녀가 불신자와 결혼하려 든다면서 절망감을 가지고 상담하러 온다. 그럴 때 그분들에게 해 주는 말은 이것이다. “여러분이 이 복음 안에 들어왔다면 다른 사람도 회심할 수 있다.” 다소의 사람 바울도 회심했다. “가이사의 집 사람들도 회심했다. 복음은 하나님의 능력이다. 누구든지 어디에 있는 사람이든 종이든 자유인이든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면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다.

 

3. 어떤 환경에서나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가이사의 집 사람들 중 몇이니라이들의 환경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힘든 것이 틀림없었을 것이다. 어디에서나, 자발적으로 있게 된 곳이든 어쩌다가 있게 된 곳이든 상관없이 어떤 상황에서나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 수 있다.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데 특정한 환경과 상황은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누구나 자기가 처한 곳에서 복음을 증언해야 할 사명이 있다. 자신이 처한 그곳에서 거기에 맞는 방법으로 증언할 방법을 찾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오늘날에도 가이사의 집 사람들이 있다. 성경에는 왕의 술 관원이었던 느헤미야, 황후였던 에스더, 다니엘의 세 친구 역시 가이사의 집 사람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오늘의 가이사의 집 사람들에게 여러분은 위험에 빠지기 쉬운 환경에 있을 수 있다. 지적인 동료가 복음을 조롱한다거나, 성공하고 싶은 야망 등으로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타협할 위험성이 크다. 이럴 때 여러분이 항상 우선시해야 할 원칙은 바로 그리스도께 충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여러분의 일을 하라. “너희는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10:16) 사람들의 골칫거리가 되지 말라. 그리스도인이라는 신분이 얼마나 독보적인 것이며 예외적인 것인지 기억하고, 참으로 복음을 증언할 수 있도록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라. 이처럼 그리스도께 충성하는 것이 항상 첫 번째라는 것을 기억하라. 목숨을 내놓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그리스도께 충성해야 한다.

 

4. 모든 가이사의 집 사람들에게 한 가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

여러분이 신실하게 충성하며, 초대 교회 가이사의 집 사람들에게 일어났던 일이 여러분에게도 일어날 것이다. 그들은 가이사의 집에서 각자 맡은 일을 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그리스도인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할 상황에 부닥쳤고,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다. 그런데 후에 가이사 자신이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처음에 그리스도인은 한줌의 무리에 불과했다. 그들은 성도이자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그의 이름을 위해 고난 받기에 합당한 자로 여겨 주시는 것을 최고의 명예로 여겼다. “순교자의 피는 교회의 씨이다. 이처럼 그리스도와 그의 진리를 지키는 자들은, 하나님이 자신의 증언을 높여 주시고 영광의 면류관을 씌워 주시며 영광 가운데 특별한 상급 주실 것을 확신해도 좋다.

 

가이사의 집 사람들에게는 예외적인 위험과 예외적인 기회가 다 주어져 있다. 그에게 충성하라는 절대 법칙을 지키는 사람은 자신의 저항과 노고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을 확신해도 좋다. 이러한 교제, 성도의 교제, 하나님의 백성의 교제에 참여하는 특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