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장 우주와 만물의 창조에 있어서까지 성경은 명확한 표지들로써
참되신 하나님을 거짓 신들과 구별지음
하나님의 창조에 대한 인간의 자유로운 사색은 잘못된 것임
이사야 선지자는 거짓 신들을 예배하는 어리석은 자들을 올바르게 책망하고 있다. 땅의 기초와 하늘의 운행하는 것을 보면서도 참 하나님이 누구신지를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사40:21). 하나님을 우주의 정신으로 보는 사상은 철학자들이 보기에는 가장 설득력 있는 묘사이지만, 어리석기 그지없는 것이다. 하나님은 창조의 역사를 명확히 드러내셔서, 교회로 하여금 그것에 근거하여 믿음을 갖게 하여 모세가 세상의 창조자요 조성자로 제시한 바로 그 하나님 이외에 다른 신을 찾지 않도록 하시기를 기뻐하신 것이다.
어느 부끄러움 없는 사람이 한 경건한 노인에게 조롱하며,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기 전에 하나님은 무엇을 하셨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때에 그 노인은, 하나님은 호기심 많은 자들을 위해 지옥을 만들고 계셨다고 아주 적절하게 대답하였다고 한다. 우리가 연약하므로 하나님을 찾는 일에 대해서 성경이 우리를 도와주지 않으면 우리는 곧바로 혼란 가운데 빠지고 마는 것이다. 스스로 방종에 빠져 있는 자들은 지금 아무리 경고를 해도 전혀 듣지 않을 것이고, 나중에 끔찍스러운 파멸에 빠지고 난 후에야 비로소, 경건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은밀한 목적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경망스러운 언사로 하나님을 모독하여 하늘을 흐리게 만드는 것보다 얼마나 더 나은 일이었는가를 뒤늦게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하나님의 뜻보다 더 높은 원인을 찾는 것은 하나님을 모욕하는 것이라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지적은 정말 올바른 것이다. 그는 시간적인 무한에 대해서나 공간적인 무한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똑같이 부당한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제한하시고자 하신 그 경계 내에 기꺼이 머물러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생각이 자유로이 방황하다가 곁길로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하시기 위하여 정해 놓으신 그 경계를 지켜야 할 것이다.
엿새 동안의 창조는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선하심을 보여줌
모세는 하나님의 창조 사역이 한순간에 완성된 것이 아니라 엿새 동인 소요되었음을 보도하고 있다(창2:2). 우리는 창조의 순서 자체에서부터 인류를 향하신 하나님의 아버지다우신 사랑을 부지런히 묵상해 옳을 것이다. 하나님은 모든 좋은 것들을 먼저 우주에 마련하신 후에 아담을 창조하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인류를 위하여 해와 별들이 운행하도록 하셨고, 땅과 물과 공중에 온갖 생물들로 가득 채우셨고, 풍성한 실과들을 나게 하셔서 식물로 삼기에 충족하게 하심으로써, 모든 것을 베풀기 위해 부지런히 일하는 한 가족의 가장의 역할을 수행하사, 우리를 향하신 그의 놀라운 선하심을 보여 주시는 것이다. 모세야말로 창조주이신 유일한 하나님의 확실한 증인이요 사자였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될 것이다.
하나님만이 만유의 주재이심
마니교도들의 사상적 기초는 단 한 가지, 곧 악한 것들의 창조를 선하신 하나님께 돌린다는 것은 그릇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정통 신앙을 조금도 해치지 못한다. 정통 신앙은 온 우주 내에 본성적인 악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과 마귀의 부패와 악의, 혹은 그것들로부터 나오는 갖가지 죄악들은 본성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고, 본성의 부패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태초로부터 존재하는 모든 만물 가운데서 하나님께서 자신의 지혜와 의의 모범을 드러내시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니케아 신경에서는 하나님을 가리켜 만물의 창조주라 부르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다.
우리는 경건의 규범이 지정하는 분량을 지키도록 신중을 기할 것이며, 적절한 정도 이상으로 깊이 사색해 들어가서 단순한 믿음에서 벗어나 방황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다. 유익이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기꺼이 관심을 제거시키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다.
천사들에 관한 헛된 사색에 빠지지 말고 성경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함
천사들은 하나님의 시종들로서 하나님의 명령을 수행하도록 정해진 존재들이므로, 그들이 하나님의 피조물들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시103:20-21). 모호한 문제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우리에게 제시된 것 이외에는 그 어떠한 것도 말하거나 추측하거나 심지어 알려고 하지도 말아야 한다.
성경을 읽을 때에도, 우리는 덕을 위하여 주어진 것들을 찾고 묵상하기를 끊임없이 힘써야 하며, 호기심에 빠지거나 무익한 것들을 탐구하는 데에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 될 것이다. 주께서는 건전한 경건과 그의 이름을 경외하는 것과 참된 신뢰와 거룩한 의무들에 관하여 우리를 가르치기를 원하시므로, 우리는 그런 것들에 대한 지식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성경에 나타나는 천사들의 호칭
하나님께서 자기 자신을 나타내시기 위하여 중개적인 사자들로 그들을 사용하시기 때문에 그들에게 천사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그들을 가리켜 “천군”(눅2;13)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마치 근위병들이 왕 주변을 에워싸듯이, 그들이 하나님의 위엄을 장식하며 그것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다니엘은 하나님이 왕좌에 좌정하실 때에 그를 섬기는 자가 천천이요 그 앞에 모셔 선 자들이 만만이라고 말한다(단7:10). 바울은 여호와께서 그들을 통하여 그의 손의 권능과 힘을 놀랍게 드러내시고 선포하시므로, 이 때문에 그들을 가리켜 권세라 부르기도 한다(엡1:21,고전15:24). 그들을 통하여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권위를 시행하시기 때문에, 그들을 가리켜 때로는 통치자라, 때로는 능력이라, 때로는 주권이라 부르기도 한다(골1:16,엡1:21,고전15:24). 하나님의 영광이 그들 속에 거하고 있기 때문에 왕권들이라 부르기도 한다(골1:16).
천사들을 가리켜 “신들”이라 칭하는 경우가 여러 번 타나나고 있다(시138:1). 이는 그들의 사역이 마치 거울과도 같은 역할을 하여 어떤 점에서 하나님의 신성을 우리에게 나타내 보이기 때문인 것이다. 고대의 저자들은 성경이 하나님의 천사가 아브라함에게(창18:1), 야곱에게(창32:3,28), 모세와 기타 사람들에게(수5:14, 삿6:14,13:10,22) 나타난 사실을 보도할 때에, 그 천사가 바로 그리스도이셨다고 해석하는데, 나는 이 해석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는다.
천사들의 주요 임무
천사들은 하나님의 자비를 우리에게 나누어주고 처리하는 자들이다. 성경은 그들이 우리의 안전을 위하여 밤새 지키며, 우리를 보호하며, 우리의 길을 인도하고, 우리에게 해가 없도록 지킨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다. 먼저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에게, 그리고 이어서 모든 신자들에게 적용되는 진술들이 성경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곧, “그가 너를 위하여 그의 천사들을 명령하사 네 모든 길에서 너를 지키게 하심이라 그들이 그들의 손으로 너를 붙들어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하리로다”(시91:11-12). “여호와의 천사가 주를 경외하는 자를 둘러 진 치고 그들을 건지시는도다”(시34:7) 등의 말씀이 그것이다.
하나님의 사자가 도망하는 하갈을 위로하고, 여주인과 화목하라고 명령하였다(창24:7). 아브라함은 그의 종에게, 천사가 여정을 인도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창16:9). 야곱은 에브라임과 므낫세를 축복하면서, 자기를 모든 악에서 건져 준 여호와의 사자가 그들을 번성케 해 주기를 기원하고 있다(창48:16). 이스라엘 백성의 진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천사가 지정되었으며(출14:19,23:20),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원수의 손에서 구원해내고자 하실 때마다 천사들을 통하여 그 일을 시행하셨다(삿2:1,6:11,13:3-20).
천사들이 그리스도를 수종들었고(마4:110, 그의 모든 고난 중에 그와 함께 있었다(눅22:43). 천사들이 그리스도의 부활을 여자들에게 선언했고(마28:5,7,눅24:5), 그의 영광스러운 재림을 제자들에게 선언하였다(행1:10). 이와 같이, 천사들은 우리를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마귀와 모든 우리의 원수들을 대항하여 싸우며, 우리를 해치는 자들을 향하여 하나님의 보응을 시행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자는 예루살렘을 포위된 상태에서 구하기 위하여, 하룻밤 사이에 앗수르 왕의 진에서 185,000명을 죽이기도 했던 것이다(왕하19:35,사37:36).
신자 개인을 위한 수호 천사의 문제
과연 개개의 천사들이 신자 하나하나마다 배정되어 그들 개개인을 지키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나로서는 감히 그렇다고 단언하고 싶지 않다. 물론 다니엘은 바사의 천사와 헬라의 천사에 대해서 언급하여(단10:13,20,12:1) 특정한 천사들이 나라와 지방을 지키는 수호자들로 지정되었음을 시시해 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리스도께서도 어린아이들의 천사들이 언제나 성부의 얼굴을 항상 뵈옵는다고 말씀하셔서(마18:100 그들의 안전을 맡은 특정한 천사들이 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나로 확실한 사실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보살피는 일이 한 천사만의 임무가 아니라 모든 천사들이 함께 우리의 안전을 위하여 보살피고 있다는 것이다.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면 하늘에서는 회개할 것 없는 의인 아흔 아홉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는 것보다 더하리라”(눅15:7)고 말씀했는데, 이는 모든 천사들이 함께 기뻐할 것을 말씀하는 것이다. 또한 거지 나사로를 아브라함의 품에 들어가게 한 천사들이 여럿임을 말씀하고 있다(눅16:22). 엘리사는 그의 사환에게 특별히 자기를 위하여 지정된 수많은 불말과 불병거를 보여주었다(왕하6:17).
마귀에 대한 성경의 경고
성경이 마귀들에 관하여 가르치는 모든 사실들은, 우리를 각성케 하여 그들의 술수와 교묘한 책략을 미리 경계하도록 하고, 또한 그 지극히 강력한 원수들을 무찌를 만큼 강력하고도 힘있는 무기들로 든든히 무장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사탄을 가리켜 “이 세상의 신”(고후4:4), “이 세상의 임금”(요12:31) 등으로 부르고, 또한 “강한 자”(눅11:21), “공중의 권세잡은 자”(엡2:2), “우는 사자”(벧전5:8) 등으로 말하는 것은, 오로지 우리로 하여금 더욱 경계하여 싸움에 단단히 대비하도록 하기 위함인 것이다.
베드로는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벧전5:8)라고 말한 후에 곧바로 “너희는 믿음을 굳건하게 하여 그를 대적하라”(벧전5:8)고 권고하고 있다. 바울은 우리의 싸움이 혈과 육으로 하는 것이 아니며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엡6:12)이라고 경고한 다음, 곧바로 그런 크고 위험한 싸움에 대비하여 전신 갑주를 취하라고 명령하고 있다(엡6:13이하).
마귀의 규모
성경은 우리를 각성케 하고 싸움을 더욱 힘있게 싸우도록 권고하기 위하여, 우리를 대적하여 싸움을 벌이고 있는 원수가 하나나 둘이 아니라 큰 군대임을 말씀하고 있다. 막달라 마리아는 일곱 귀신에게 붙잡혔다가 놓임을 받았다고 하며(막16:9), 그리스도께서도 더 악한 귀신 일곱을 데리고 온다고 하셨다(마12:43-45). 한 사람을 공격하기 위해 온 “군대”가 가담한 사실이 나타나기도 한다(눅8:30).
사탄이나 마귀를 단수형으로 언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의의 나라를 대적하여 싸우는 악의 권세를 뜻하는 것이다. 교회와 성도들의 교제가 그리스도를 머리로 모시듯이, 그 불경스러운 자들의 무리들과 불경 그 자체에게도 군주가 있어서 그들에게 통치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저주를 받은 자들아 --- 마귀와 그 사자들을 위하여 예비된 영원한 불에 들어가라”(마25:41)는 표현이 있는 것이다.
마귀와는 타협이나 평화가 용납되지 않음
성경 어느 곳에서나 마귀가 하나님과 우리의 대적으로 불려지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그를 대적하는 끊임없는 싸움을 향한 불 같은 열심이 우리에게서 일어나야 마땅할 것이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나라를 이루는 일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면 그것을 망쳐버리려고 일을 꾸미고 있는 그 원수와 타협 없이 전쟁을 벌려야 하는 것이다. 창3장에서도, 그 원수는 사람을 미혹하여 하나님께 드려야 할 순종을 드리지 않도록 만들었고, 동시에 하나님께서 받으셔야 마땅한 존귀를 그에게서 빼앗고 사람을 멸망 가운데 집어던지려 하고 있는 것이다(1-5절)
복음서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를 가리켜 “원수”라 부르며(마13:28,39), 영생의 씨를 썩게 하기 위하여 가라지를 뿌리는 자로 말씀하는 것이다(마13:25). 한마디로,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그에 관하여 증언하시는 대로 “그는 처음부터 살인한 자요 — 거짓말쟁이”(요8:44)임을 사탄의 모든 활동에서 몸소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거짓으로 하나님의 진리를 반대하고, 어둠으로 빛을 흐리게 만들며, 오류들로 사람의 마음을 얽어매며, 미움을 불러 일으키고, 분쟁과 싸움을 조장하는데,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의 나라를 전복시키며 사람들을 자기와 함께 영원한 죽음 속에 빠뜨리고자 하는 목적을 위한 것이다. 요한은 마귀를 모든 악의와 범죄의 본산이요 우두머리요 장본인으로 보고 있다. “마귀는 처음부터 범죄함이라”(요일3:8).
마귀는 타락한 천사임
마귀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존재이므로, 우리는 그의 본성에 속하는 그의 악독함은 창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그의 부패에서 비롯된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의 반역과 타락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마귀가 “거짓말을 말할 때마다 제 것으로 말하나니”라고 선언하시고, 이어서 그 이유는 “진리가 그 속에 없으므로 진리에 서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신다(요8:44). ‘진리에 서지 못함’은 그가 과거에 진리 안에 있은 적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거짓의 아비가 되었음’은 그런 사악함은 자기 스스로 자초한 것이지 결코 그것이 하나님의 책임이 아님을 암시하는 것이다.
마귀들의 본성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내용을 정리하는 것으로 만족하도록 하자:
그들은 처음에는 하나님의 천사들로 창조되었으나, 스스로 타락하여 자기를 부패시켰고, 그리하여 다른 이들의 멸망을 위하여 쓰임받는 도구들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아는 것이 유익하기 때문에, 베드로서와 유다서에서 이를 명확히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은 범죄한 천사들을 용서하지 아니하셨고(벧후2:4), 또한 자기 지위를 지키지 아니하고 자기 처소를 떠난 천사들을(유6) 그대로 두지 않으신 것이다. 그리고 바울은 “택하심을 받은 천사들”(딤전5:21)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그 천사들을 택하심을 받지 못하고 버림받은 천사들과 무언으로 대비시키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마귀는 하나님의 권능 아래서 활동함
사탄과 하나님 사이에 존재한다고 하는 불화와 반목에 대해서는, 하나님이 뜻하시고 허락하시지 않는 한 사탄으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지극히 분명한 사실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욥기에서 읽는 대로, 사탄은 하나님의 명령을 받기 위하여 하나님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욥1:6,2:1), 먼저 허락을 받기 전에는 그 어떠한 악행도 감히 시행하지 않았다.
아합이 속임을 당했을 때에도, 사탄이 스스로 거짓의 영이 되어 모든 선지자들의 입에서 역사하였으며, 그때에 하나님의 허락을 받아서 자기의 일을 수행한 것이다(왕상22:20-22).
애굽 사람들에게 내려진 재앙들이 하나님께서 “재앙의 천사들”을 통하여 베푸신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다(시78:49). 바울은 불신자들의 눈을 어둡게 하는 일을 가리켜 사탄의 활동이라 부른 다음(살후2:9,고후4:4,엡2:2), 이어서 그것이 하나님의 역사임을 증언하고 있다.
신자들에게는 사탄과의 싸움에서 승리가 보장되어 있음
이렇듯 하나님께서 더러운 영들을 그의 뜻대로 이리저리 돌리시고 그들의 활동을 완전히 장악하고 계시기 때문에, 그들이 아무리 신자들을 대적하고, 기습하며, 평안을 깨뜨리고, 싸움에 몰아넣고, 그리하여 때때로 지치게 만들고, 두렵게 만들고, 때로는 상처를 입히기도 하여 그들을 훈련시키지만, 결코 신자들을 정복하지 못하고 무너뜨리지 못한다. 그러나 악인들은 얼마든지 정복하고 끌어가서, 그들의 정신과 육체를 장악하고 마치 노예처럼 온갖 부끄러운 행위를 하게 만든다.
그러나 신자들도 이런 원수들 때문에 불안해지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권고들이 있다. “마귀로 틈을 타지 못하게 하라”(엡4:27),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벧전5:8-9). 바울은 자기가 교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자기에게 “사탄의 사자”가 역사한다고 말하고 있는데(고후12:7), 이로써 그는 자기 자신도 이런 유의 싸움을 면제받은 것이 아님을 시인하고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자녀들 모두에게 이런 싸움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탄의 머리를 상하게 하리라는 약속(창3:15)이 그리스도와 그의 모든 지체들에게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나로서는 신자들이 사탄에게 정복 당하거나 완전히 패할 수 있다는 것은 부인한다. 요컨대, 신자들은 평생토록 싸움에 열심을 다하여 마침내 승리를 거둔다는 것이다. “평강의 하나님께서 속히 사탄을 너희 발 아래에서 상하게 하시리라”(롬16:20).
지금은 육체를 지니고 있어서 아직 연약함에 속하여 있으나 우리가 육체를 벗게 될 때에 그 승리가 완성될 것이며, 성령의 권능으로 충만해질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친히 “사탄이 하늘에서 번개같이 떨어지는 것을 내가 보았노라”(눅10:18)고 말씀하셨듯이, 그리스도의 나라가 세워지면, 사탄과 그의 권세는 무너지는 것이다.
주님은 “강한 자가 무장을 하고 자기 집을 지킬 때에는 그 소유가 안전하되 더 강한 자가 와서 그를 굴복시킬 때에는 그가 믿던 무장을 빼앗고 그의 재물을 나누느니라”(눅11:21-22)라고 말씀하신다. 또한 그리스도께서는 친히 죽으심으로써 “죽음의 세력을 잡은 자 곧 마귀”를 정복하셨고(히2:14), 그의 모든 세력들에게 승리를 거두셔서 그들이 교회를 해치지 못하게 하셨다. 그렇지 않았다면, 마귀들이 매 순간마다 공격하여 수백 번도 더 교회를 망하게 했을 것이다.
불신자들은 그들의 아비 마귀에게서 났다고 말씀한다(요8:44). 신자들이 하나님의 형상을 지니고 있어서 그 때문에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받는 것처럼, 불신자들도 부패하여 사탄의 형상을 지닌 상태가 되어 있기 때문에 사탄의 자녀들로 인정받는 것이다(요일3:8-10).
하나님의 창조 세계에 대한 묵상
하나님의 지으신 만물들에 대해서 끊임없이 거룩하게 묵상하기를 바라실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우리는 모든 피조물들 속에서 마치 거울을 보듯이 그의 지혜와 공의와 선하심과 권능의 그 광대한 풍성한 것들을 바라볼 때에, 그것들을 그저 호기심으로, 혹은 말하자면, 그저 한 번 슬쩍 보고 지나치는 그런 식이 되어서는 안 되며, 그것들을 거듭거듭 기억해야 할 것이다.
저 하늘의 무수한 별들을 그렇게 아름답게 위치시키고 정리 정돈하셔서 그보다 아름다운 것을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만들어 놓으신- 그 중에 어떤 별들은 그 위치에 고정시키셔서 움직이지 않도록 해 놓으셨고, 또 다른 별들은 자유로이 움직이게 하셨으나 그 지정된 경로를 떠나 이리저리 방황하지 않도록 하셨으며, 낮과 밤, 달과 해와 계절들의 모든 움직임들을 지정하셔서 일정하게 하셨고, 항상 보는 바와 같이 낮의 길이가 균등하게 차이가 나도록 하셔서 혼란이 없도록 해 놓으신- 그 조물주의 위대하심을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창조에 나타난 하나님의 선하심은 감사와 신뢰로 이끈다
다음으로는, 하나님께 모든 일을 우리의 유익과 구원을 위하여 정해 놓으셨음을 깨닫는 것이요, 동시에 우리 자신에게서는 물론 그가 우리에게 베푸신 큰 자비하신 일들에게서 그의 권능과 은혜를 느끼고, 그리하여 스스로 각성하여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에게 간구하고, 그를 찬송하며 사랑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친히 창조의 질서를 통해서 그가 만물을 사람을 위하여 창조하셨음을 보여 주셨다.
하나님께서는 창조에 속한 그 모든 세세한 일들을 그렇게 점차적으로 이루시지 않고 그 모든 일을 단 한 순간에 완성하실 수도 있으셨지만, 그는 그 일을 엿새로 나누어 진행하셨는데, 이는 결코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가 그렇게 하신 것은 사람을 지으시기 전에 먼저 사람에게 필요하고 유익한 모든 것들을 미리 아시고 예비해 놓으심으로써,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섭리와 아버지다우신 배려를 드러내 보이시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천지의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부를 때마다 항상 그가 지으신 모든 만물을 운영하는 일이 그의 손과 권능에 있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고, 또한 우리가 과연 하나님께서 그의 신실하신 보호하심 속으로 받아들이사 양육하시고 가르치시는 그의 자녀라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좋은 것들의 충만함을 오직 하나님에게서만 기대하고, 우리의 구원에 필요한 것을 그가 결코 부족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실 것임을 완전하게 신뢰하며, 그리하여 다른 어느 누구도 아니고 오직 하나님께만 우리의 소망을 두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바라든 하나님께 간구하여야 하며, 또한 우리의 몫으로 주어지는 유익한 것들을 모두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축복으로 인식하고 감사함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그 크신 자비하심과 선하심에 이끌려서, 온 마음으로 그를 사랑하고 섬기기를 힘써야 할 것이다.
- 존 칼빈, '기독교 강요', 상권(크리스챤다이제스트), 19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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