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교도 목사들은 “하나님은 질서의 하나님이시다”는 말을 즐겨했다. 하나님은 세상을 그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하여 창조하셨다.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영광이 생물과 무생물을 막론한 모든 존재의 궁극적 목적이다. 모든 바위 모든 구름 모든 풀잎 모든 짐승 모든 사람과 천사 심지어 악마까지도 하나님을 섬기도록 창조되었고 그의 뜻을 수행하기 위하여 존재하고 있다. 이 모든 “피조물”들은 실체에 있어서나 형태상으로 동일하지 않다. 그러나 목적만큼은 일치한다. 모든 만물이 하나님을 섬기기 위하여 존재한다. 그러나 각각 다른 방법으로 섬긴다. 또한 하나님은 모든 피조물이 또 다른 피조물을 섬기도록 함에 의해서 그를 간접적으로 섬기도록 정하셨다.
인간은 창조의 구조 중에서 하나님 다음가는 존재이다. “비록 모든 피조물이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창조되었으나 그들의 존재의 질서에 있어서는 인간에게 종속되어 있으며 인간을 섬김으로 하나님을 섬길 수 있게 되었다.”(Willard) “이 세상과 세상의 만물은 인간에게 봉사함으로 하나님을 섬기게 창조된 것이다.”(Oaks)
하나님의 명령에 의해서 인간은 모든 가견적인 피조물의 주인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인간이 갖는 독특한 특권을 갖게 되었다. 다른 피조물들은 인간을 통해서 하나님을 보는데 인간은 그의 직접적이고 궁극적인 목적인 하나님을 직접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을 닮은 존재가 없으며 인간의 마음을 가로챌 어떤 것도 없다. 인간은 반드시 그의 직접적인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Willard)
그러나 죄가 이 질서를 뒤바꾸어 버렸으며 피조 세계에 혼란이 생겼다. 인간은 다스리는 자리에서 그를 섬기도록 만들어진 피조물들의 종이요 노예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의 발 아래 두신 것으로 그의 마음 중심에 품게 되었다.(Oaks)
죄는 다른 말로 하면 무질서이다. 인간의 목적으로서 하나님이 아닌 그 피조물이 대치된 것이다. “죄의 성격은 목적을 바꿔치기 하는 데 있다. 왜냐하면 인간은 피조물을 목적으로 삼는 죄로 인하여 신성에서 멀어져서 피조물 수준으로 전락하게 되기 때문이다.(Willard) 만약에 인간이 하나님을 섬기지 않으면 다른 피조물들도 하나님을 더 이상 섬길 수 없게 된다. 피조물들은 그들의 직접적 목적을 상실하게 되며 궁극적인 목적과의 관계도 잃게 된다.
“인간은 하나님과 피조물들 사이에서 일관성 있게 모든 유익을 전달하는 매개체이다. 그런데 인간이 그 관계를 깨뜨렸을 때 하늘과 땅의 질서는 산산이 무너지며 샘이 붕괴되고 배수관이 없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되는 것이다.”(Thomas Hooker) 그리하여 피조물들은 아담의 타락 이래로 그 원래의 목적이 인간의 부패한 정욕의 도구로 쓰임으로써 그만큼 허무한 존재가 되고 말았다. 허무함만 아니라 “모든 피조물은 썩어짐의 종노릇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탄식하고 있다.”(Willard)
세상의 이 비참한 상태를 위하여 그리스도께서 해결책을 갖고 오셨으며 마지막 날에 세상의 질서를 완전히 회복시키실 것이다. 그 동안 그의 해결책은 그것이 적용되는 곳에 구원을 가져올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로워진 신자들은 죄와 무질서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다.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은혜의 역사는 인간을 원래의 목적에로 되돌린다. “죄가 혐오스럽고 인간의 영혼을 하나님으로부터 그를 둘러싼 피조물에로 돌려놓은 것이라면 은혜의 역사는 회개를 이루며 지고지상의 선이요 목적이신 하나님께서 인간의 영혼을 다시 되돌리는 것이다.”(Richard Mather)
죄는 질서의 파괴이며 은혜는 질서의 회복이다. 기독교의 모든 중요한 교의는 이 개념 속에 요약될 수 있다. 거의 모든 설교에서 청교도는 이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유일하고 합당한 인간의 목적은 하나님 한 분이십니다.” “모든 진실한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를 자기들의 인생의 전부요 목적으로 섬깁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홀로 마지막과 종말이 되십니다.” “어느 피조물이든 다 유한한 것이므로 인간의 영혼의 목적이 될 수가 없고 참 만족을 줄 수도 없습니다.”
- 박영호, 「청교도 실천신학」, pp 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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