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

존 칼빈, 기독교 강요, 1권12장, 유일하신 하나님께만 존귀를 돌려야 함

강대식 2014. 9. 8. 09:05

12장 하나님은 우상과 전적으로 구별되시므로

오직 그에게만 완전한 존귀를 드려야 함

 

유일하신 하나님께만 존귀를 돌려야 함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냉랭한 사색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을 존귀하게 여기는 것을 함께 수반한다. 성경이 유일하신 하나님이 계심을 거듭거듭 단언하고 있는데, 그때마다 언제나 하나님의 신성에 속한 것은 절대로 다른 것에게 적용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규정하고 있다.

 

희랍인들은 종교를 의미하는 헬라어 유세베이아를 합당한 예배라는 뜻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하나님을 그릇 공경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명확한 규범에 의지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키케로는 relegere라는 라틴어 단어에서 religion(종교)라는 단어를 끌어냈는데 이는 진실하고도 학식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가 거기에 붙이는 이유는 억지요 타당성이 없는 것이다. , 올바른 예배자는 참된 것을 읽고 또 읽고 부지런히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는 오히려 이 단어가 방종과 반대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경건은 든든한 기반 위에 서서 정당한 한계 내에서 자기 자신을 지켜 가는 것이다. 미신을 미신으로 부르는 것도 정해진 자세와 질서에 만족하지 않고 쓸데없이 온갖 헛된 것들을 쌓아가기 때문인 것 같다.

 

거짓과 오류로 인해서 종교가 부패하고 왜곡된다는 것은 모든 시대마다 동일하게 인정되어온 사실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위엄을 드러내시고자 자신이 질투하는 하나님이시며, 또한 다른 거짓 신들과 그를 혼동할 때에는 엄하게 갚으시는 분이심을 선언하신다(20:5). 그리고 인류를 순종 가운데 두시기 위하여 합당한 예배를 규정하신다. 첫째는 그 자신을 율법을 베푸신 분으로 제시하셔서 신자들을 자기 자신에게 복종하도록 하시며, 그 다음에는 그 자신의 뜻에 따라 그를 예배하는 규범을 제정하시는 것이다. 신성에 속한 모든 것을 오직 하나님께만 한정시키지 않으면, 하나님의 존귀가 박탈당하고, 그에게 드리는 예배가 더럽혀진다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가릴 것 없이 사람들은 신들의 아버지요 통치자 밑에 여러 무수한 신들을 두었고, 또한 그 신들은 제각기 자기의 서열에 따라서 최고의 신과 천지의 다스림을 공유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몇 세기 전부터는, 이 세상을 떠난 성자들이 하나님의 협력자의 위치로 격상되어, 하나님을 대신하여 경배를 받고, 기도와 찬송을 받는 일이 생겨나게 되었다.

 

예배와 봉사의 구분은 허구임

 

그들이 주장하는 소위 라트리아(예배)와 둘리아(봉사)의 구분은 하나님께 합당한 존귀를 천사들과 죽은 자들에게 전가시켜도 아무런 죄가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 고안된 것이다. 사실 그들은 하나님과 성자들을 전혀 구별하지 않고 똑같이 경배를 드린다. 다만 남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서 비판이 제기될 때에, 자기들은 라트리아는 하나님을 위해서 남겨두기 때문에 하나님께 마땅히 드려야 할 바를 온전히 드리고 있다는 식으로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는다는 것이다.

 

예배는 하나님께만 드리고 봉사는 다른 것들을 위해 행한다는 것이다. 둘레이아는 종으로서의 봉사요, 라트레이아는 예배다. 그런데 종이 된다는 것이 예배를 드린다는 것보다 더 큰 개념이라는 것은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결국 성자에게 더 큰 것을 돌리고, 하나님께 더 작은 것을 돌리는 것이 되는데, 이는 지극히 부당한 일인 것이다. 그 구분법은 부당할 뿐 아니라 전적으로 무가치한 것이다.

 

형상에게 경배하는 것은 하나님을 욕되게 함

 

유일하신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모시기를 바란다면, 그의 영광을 티끌만큼이라도 우리가 취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또한 하나님께 속한 것은 완전히 그가 지니셔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스가랴 선지자는 교회의 회복에 대해 말씀하면서, 그날에는 여호와께서 홀로 한 분이실 것을 말하고, 동시에 또한 그 이름이 홀로 하나이실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14:9). 이는 분명 하나님께서 우상들과 아무것도 공유하시는 것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유일하신 하나님 이외의 다른 어떤 존재에게로 경배의 행위를 전가시키게 되면 바로 그 순간 신성모독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143)

 

존 칼빈, 기독교 강요, 상권(크리스챤다이제스트), 138-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