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시론

[스크랩] 지성을 새롭게 하는 것은, 존재 전체를 그리스도의 주되심 앞에 굴복시킬 때만 가능하다/낸시 피어시

강대식 2015. 12. 30. 00:15

 


그리스도인이 공적 토론장에서 자리를 다시 확보하려면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사실과 가치, 거룩한 것과 세속적인 것 사이의 이분법을 극복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복음을 문화적 포로상태에서 해방시켜 공적 진리의 지위로 회복시켜야 한다. 총체적 진리에 대한 통전적 견해를 회복할 때만 복음이 삶의 모든 영역에 걸쳐 구속의 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기독교가 총체적 실재에 관한 진리라고 말하는 것은, 그것이 완전한 세계관이라는 의미다. 세계관의 뜻은 세계에 대한 관점이자 성경에 입각해서 모든 실재를 보는 관점을 일컫는다. 세계관은 세계를 잘 항해하는 법을 일어 주는 마음의 지도와 같다. 그것은 하나님의 객관적 진리를 우리의 내면에 새기는 것이다.

 

우리에게 그런 지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인간 본성에 대한 성경적 견해에서 나온다. 마르크스주의자는 인간의 해우이가 궁극적으로 경제적 환경에 의해 좌우된다고 주장한다. 프로이트주의자는 모든 것들을 억압된 성적 본능의 탓으로 돌린다. 행동주의 심리학자는 인간을 자극-반응의 매커니즘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의 선택을 좌우하는 최우선적 요인은, 우리의 궁극적 신념이나 종교적 헌신이라고 가르친다. 우리의 삶은 우리가 예배하는 ”- 성경의 하나님이든 그 밖의 신이든-에 의해 그 모양이 결정된다.

 

아브라함 카이퍼와 헤르만 도예베르트 같은 화란 신칼뱅주의 사상가들은 그리스도인이 자기가 몸담고 있는 시대의 정신에 맞서려면 그만큼 포괄적인 성경적 세계관-독특한 기독교 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인생관-을 개발해야 한다고 한다. 어느 시대나 장소에도 타당한, 하나님 말씀에 근거한 것이어야 한다는 핵심 조건을 달고 있다.

 

진정한 세계관적 사고는, 오늘날의 사건에 대처하는 정신적 전략이나 사고의 전환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그 핵심에는 우리의 영적 성품과 삶의 성격을 심화시키는 요소가 있다. 이는 우리의 지성을 우주의 주님께 복종시켜 그분의 가르침을 기꺼이 받고자 하는 데서 시작한다. 세계관 공부의 원동력은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10:27)하는 전적인 헌신에서 나와야 한다.

 

그러므로 지적 성장의 핵심 조건이 바로 영적 성장인 것이며, 이는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케”(고후10:5) 하는 은혜를 하나님께 구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영혼의 구원자일 뿐 아니라 창조세계의 주인이시기도 하다. 그분의 주되심을 인정하는 한 가지 방법은, 그분의 진리에 비추어 창조세계의 모든 측면을 해석하는 것이다. 그럴 때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의 모든 생각과 행동을 새로운 관점으로 보게 하는 안경 역할을 하게 된다.

 

성화의 모든 측면이 그렇듯, 지성을 새롭게 하는 것도 고통스럽고 힘든 작업일 수 있다. 이 일에는 그리스도를 향한 희생적 사랑과 그분의 몸된 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불타는 열정에 바탕을 둔 고된 작업과 훈련이 요구된다. 그리스도의 마음(지성)을 품기 위해서는 기꺼이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힐 뿐 아니라 그분이 인도하시는 곳이면 어디든,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따라가려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할 것이라”(14:22).


우리가 고난의 불 속에서 정련의 과정을 거칠 때에야, 우리의 욕망이 순화되고 정신력을 포함한 우리 존재의 모든 부분이 오직 주님의 기도-“(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옵시며-를 이루는 데 굴복하도록 소원하게 된다. 그때에 우리는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목적이 성취되도록 그분의 발 앞에 우리의 재능과 은사를 모두 내려놓고 싶어진다. 기독교 세계관을 개발한다는 것은 하나님께 대한 헌신과 섬김의 행위다. 우리의 자아 전체를 그분께 굴복시키는 것이다.

 

우리의 개인적 꿈과 야망을 완전히 빼앗긴 후에야 진정으로 자기 나름의 의제(agenda)에 대해 죽게 된다는 말이다.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 안에서 그분과 하나되는 것만이 마음과 지성의 성화에 이를 뿐 아니라, 그리스도의 형상을 덧입는 유일한 길이다.

 

- 낸시 피어시, 완전한 진리, pp 48-55


출처 : 청교도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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