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도인들은 성령을 통하여 가르침 받은 첫 세기의 믿음의 비밀을 따랐다/ 권현익
클로드 튀랭 이후로 그와 같은 탁월한 지도자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복음의 진리 됨을 드러내는 일에 헌신하는 개혁자들은 계속 존재하였다. 1017년에 주목을 끌만한 개혁주의자들이 오를레앙에 등장하였다. 지식과 명성과 지위를 갖고 있던 오를레앙 대성당의 참사원이고 성당 부속학교 교수이며 왕가에 큰 영향력을 끼쳤던 리조이우스와 콘스탄스 왕비의 고해 신부인 에티엔이다.
이 두 사람은 참 교회가 로마 교회와 어떻게 다른지를 숨기지 않고 가르쳤으며,
로마 교회에 소속된 상태로 별도의 모임과 예식도 행하였다.
그들은 오를레앙뿐 아니라 주변 도시에도 전파하였으며,
멀리 루앙의 한 사람을 개종시키려다 그 정체가 드러나고 말았다.
이 소식은 곧 루앙 공작 리사르와 프랑스 국왕 로베르(972-1031)에게 알려지면서 재판이 시작되었다.
1022년 성탄절에 약 12명(10명에서 14명 추정)이 거짓 교리를 전파한 혐의로 기소되었는데,
그 내용은 “죽음에 이르는 죄를 지은 자는 용서를 받을 수 없고,
성령의 은혜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세례를 받는 것은 무의미하며,
화체설, 성모의 평생 동정성, 고해성사, 구원을 위한 인간의 선행 등을 부정했다.”
이들은 극형 선고 앞에서도 잘못을 시인하거나 의견을 철회하지 않아서 결국 모두 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들은 이 두 사람을 이단으로 죽였지만, 개혁주의 역사가들의 평가는 다르다.
“두 명의 참사원들은 이전 개혁자들의 가르침을 존중했고, 선행을 베품으로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받았으며,
성령을 통하여 가르침 받은 첫 세기의 믿음의 비밀을 따랐다.
그들은 하나님에 관하여 가르치기를 열망하며,
귀로만 아니라 마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 할 것과
인간의 부패와 성령의 새롭게 하심을 강조하였다.
또한 성인을 향한 기도의 무가치함을 주장하였고, 세례를 통해 구원을 얻으려는 어리석음을 비판했으며,
성찬에서 빵이 문자적으로 그리스도의 육체로 변한다는 주장을 경멸하였다.
그리고는 깨진 항아리를 버리고
구세주에게 직접 나아가 생수와 하늘의 떡을 먹을 것과 지혜와 지식의 보물로 채울 것을 권면하였다.
이들이 발갹된 후 오를레앙 주교가 회의를 개최하였고 프랑스 국왕 로베르가 그 회의를 주재하였다.
두 참사원도 소환되었고, 제자인 척했던 아리파스트가 고소인이 되었는데,
두 참사원은 오랫동안 지켜 온 진리를 용감하게 고백하였다.
공의회는 그들에게 위협을 가하였지만 그들의 신념을 흔들거나 바꿀 수 없었다.
그들은 마니교로 정죄를 받았고,
믿음을 함께 공유했던 오를레앙 시민 10명 혹은 12명도 함께 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들은 화형의 위협 앞에서도 다음과 같이 굳세게 말하였다.
“당신들은 땅에 속한 것들로 말하며, 인간들이 꾸며 내어 양피지에 기록된 것들을 믿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령에 의해 속사람의 마음에 기록된 그 법을 갖고 있으며,
창조자 하나님께로부터 배운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하나님에 관하여 헛된 것과 무가치한 것들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당신들이 실행하고자 하는 것을 당장 행하십시오.
우리는 이 순간도 하늘에 계신 우리의 왕을 보고 있으며,
그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우리를 불멸의 승리와 하늘의 기쁨으로 인도하실 것을 믿습니다.”
그들이 몸에 불이 놓였을 때 그들은 미소를 지으며 영원한 하늘 성문을 통과하였다.
그들은 초대 교회 이후 프랑스에서 첫 화형으로 인한 순교자가 되었다.
그들은 늠름한 순교자로 흠잡을 것 없는 믿음의 흔적을 남겼고,
장차 수십만 명의 프랑스 왕국의 참 신앙인들도
화형의 불 앞에서도
결코 약해지지 아니한 채 영원한 기쁨으로 초청되었다.
- 권현익, 『16세기 종교개혁 이전 참 교회의 역사』, pp 30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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