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

"죄가 너희를 주장하지 못하리니"(롬6:14)/ 마틴 루터

강대식 2012. 1. 24. 12:55

“죄가 너희를 주장하지 못하리니”(롬6:14)/ 마틴 루터

 

이것은 땅에 속한 것들과 현세적인 소유물들을 탐내는 것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의 시련과 역경을 회피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소유한 자는, 아무리 심하게 유혹을 받는다 하여도 이 세상의 것들을 탐하지 않는다. 또한 그는 이 땅에서의 생명을 죄를 지으면서까지 원하지도 않는다. 또한 그는 그 어떤 심한 공포가 그에게 덮쳐 와도 그 어떤 환난도, 심지어 죽음까지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굳건한 반석 위에 서서, 즐거운 것을 구하지도 않고, 역경으로부터 도망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공포와 맞서기를 두려워하게 하고, 자신의 정욕들에 굴복하게 하고, 마음을 호리는 유혹들에 넘어가게 하는 시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의인이 겨우 구원을 받으면”이라는 베드로전서 4:18의 말씀처럼, 그는 비록 고군분투와 고뇌를 통해 승리를 얻는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궁극적으로 정욕과 유혹들에 굴복하지 않게 된다. 금이 불 속에서 연단되듯이, 주님의 허락 하에서 그는 인내의 극한까지 연단과 시험을 받을 수도 있다.

 

그리스도보다 죽음을 더 두려워하고 그리스도보다 생명을 더 사랑하는 사람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소유하지 못하고, 죄는 여전히 그런 지배하고, 그는 율법 아래 있게 된다. 그리스도께서는 요한복음 12:25에서 “자기의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마태복음 10:37에서는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고”, 마태복음 10:38에서는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도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니라”고 말씀하신다. 죄를 극복하는 일은 쉽지 않아서, 만약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지 않으신다면, 죄의 홍수는 우리를 삼켜버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신다(고전10:13). 하나님은 악한 자들이 시험을 받아 넘어지는 것을 허용하시지만, 믿음에 서서 하나님을 부르는 모든 자들에게 신실하시다.

 

우리를 유혹해서 우리를 지배하는 데 실패하게 되면, 죄는 성도들을 섬기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기 때문이다(롬8:28). 이렇게 죄가 믿는 자를 공격하여 부도덕한 행위들로 유혹할수록 믿는 자의 영혼은 더욱더 고결하게 단련된다. 교만의 유혹을 당하면 신자의 영혼은 더욱더 겸손해진다. 나태하고자 하는 유혹은 신자의 영혼을 더욱더 부지런하게 만든다. 분노의 유혹은 신자의 영혼을 더욱더 온유하게 만든다. 폭식의 유혹은 신자의 영혼을 더욱더 순종적으로 만든다. 이런 식으로 유혹은 결국 커다란 축복이 되어 버린다. 사실 우리가 죄에 굴복한다면, 죄는 우리의 죽을 몸에서 왕 노릇 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죄를 물리쳐서 방금 위에서 예를 든 것과 같은 선을 위한 종으로 삼아야 한다.

 

- 마틴 루터, 『로마서 주석』, pp 133-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