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우리 존재의 기반
삶의 중심에 있는 깊이
틸리히의 말이다.
‘깊은’은 이를 영적으로 사용할 때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즉 그것은 ‘얕은’의 반대를 의미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높은’의 반대를 의미한다. 진리는 깊은 것이고, 얕은 것이 아니다. 고난은 깊이이지, 높이가 아니다. 진리의 빛과 고난의 암흑은 둘 다 깊은 것이다. 신에게는 일종의 깊이가 있다. 신을 향하여 외치는 시편 작가에게도 깊이가 있다.
틸리히가 ‘깊이’라는 말로 신을 표현할 때 또 하나의 존재를 의미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모든 존재의 무궁무진한 깊이와 기반’, 우리의 궁극적인 관심사, 우리가 무조건 중대하게 여기고 있는 그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의 깊이, 사회생활의 근거와 목적, 도덕적 사회적 활동에서 가장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들이다.
본회퍼의 말에 따르면 신은 “우리의 삶의 중심에서 그 ‘피안’에 있다”. 즉 그는 삶의 한계가 아니라 그 중심에서 만날 수 있는 실재의 깊이이다. 그것도 키엘 케고르가 적절히 표현한 대로 고독한 자가 고독한 자에게 도피함으로써가 아니라, ‘실존에 더 깊이 잠김’으로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신이라는 낱말은 우리의 존재 전체의 궁극적인 깊이, 우리의 실존 전체의 창조적인 기반과 의미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신에 관한 전통적 지식 전체를-그리고 필요하다면 신이라는 말 바로 그것까지도 잊어야 할지도 모른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라”고 주장한다는 것은, 인간은 사랑을 통해서 이 우주의 가장 근본적인 실재에 접하게 된다는 것, 즉 ‘존재’ 자체가 이런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믿는 것을 의미한다. 부버의 말과 같이 “모든 하나 하나의 ‘너’는 영원한 ‘너’를 들여다보게 해주는 창”이며 이것은 또한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여 있는 것이지, 포이에르바하의 말처럼 “사람과 사람이 합쳐서-‘나’와 ‘너’의 통일-곧 ‘신’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회퍼가 주장한 바와 같이 “신은 그 한가운데서 그 ‘피안’에 있으며,” “초월적인 것은 무한히 먼 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것”이다. 왜냐하면 영원한 ‘너’는 오직 유한한 ‘너’-다른 사람과 만나는 경우나 자연의 질서에 대해서 반응을 보이는 경우를 막론하고-안에서 그 ‘너’와 더불어 또 그 ‘너’ 밑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67-68
우리 존재의 기반과 근원과 목표로서의 신은 우리 생활의 천박하고 죄스러운 표면으로부터 무한한 거리와 깊이에 떨어져 있는 동시에 우리 자신보다도 우리에게 더 가깝다고 하는 역설적인 논법으로밖에는 표현할 도리가 없다. 초월과 내재라는 전통적 범주는 바로 이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다. 76
(하나님의 초월적 존재하심과 무소부재성을, 현대과학의 성과를 지나치게 낙관하고 기준으로 삼아, 포기하고, 신을 인간이 구제해 주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 신은 겨우 인간 내면의 깊이와 초월성 속에 그 명맥을 유지한다. 그리고 종말을 고할 것이다. 성경이 말씀하는 하나님은 그들에겐 이미 죽은 존재이다. 이 사상의 발원은 아담을 범죄하게 한 옛뱀, 사탄에게로 거슬러 올라간다. 거기서 초대교회 시대의 영지주의로 이어지고 이 영지주의는 두 갈래로 갈라진다. 하나는 경건주의 흐름으로, 하나는 이단적 가르침으로. 이단적 가르침은 기독교 하나님을 부인하는 휴메니즘 지식의 세계로, 경건주의는 신비주의 전통의 흐름을 따르며 기독교 자유주의와 신정통주의를 낳고 근래에 와서는 뉴에이지와 관상기도 등 신비주의를 낳고 있다. 자유주의는 경건주의의 아들이다. 기독교의 적은 휴메니즘적 진리관과 현대판 신비주의이다. 다른 복음, 다른 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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